90년대 대입 합격자 발표날의 모습입니다.
지금이야 클릭 몇 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그 대학의 운동장에서 게시판에 붙은 명단을 직접 확인해야 했는데요.
당시에는 서울대 의대보다 물리학과가 더 점수가 높았고, 인기 대학 공대는 지방 의대보다 점수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IMF를 계기로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서울과 지방 국립대 의대가 상위권을 독차지하고, 그 뒤에야 다른 과의 이름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서울과학고는 내년도 신입생부터 의대에 가면 3년 동안 줬던 교육비와 장학금을 모두 돌려받기로 했습니다.
1천5백만 원 정도인데 여기에 더해서 교내외에서 받은 상도 모두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그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겠습니다.
과학고 등 영재학교는 관련 법에 따라 국립이나 공립으로 운영됩니다.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세금이 들어가는 건데 과학고를 거친 의대 진학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죠.
강남 목 좋은 곳에 자리 잡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의사를 만드는 데 과학 영재학교 세금이 들어갈 필요는 없는 겁니다.
그동안 과학고 측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교사 추천서를 써 주지 않거나 입시 요강에 의대 진학할 경우 불이익이 있다는 점을 명문화 했지만, 서울과학고는 그래도 매년 20% 정도의 학생이 꾸준히 의대에 진학했습니다.
정말 과학자가 되고 싶었지만, 과학고에 가지 못한 차점자들이 기회를 박탈당한 겁니다.
[박경미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0월) : 기초 과학이나 공학 분야 연구자로 양성해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게 설립 목적 중에 하나죠. 과학영재는 별도로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자되는 거고…. 그런데 국민 세금으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은 후에 그걸 기반으로 의대에 진학하는 건 일종의 먹튀입니다.]
물론 교육비와 장학금 환수가 충분한 대책은 아닙니다.
1,500만 원이 큰돈이지만, 누군가는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과학고 학생의 의대 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