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해부] 흉기를 든 이웃, 두 아이의 아빠가 목숨을 잃었다…'1m 흉기' 살해범 구속

2024.08.02 방영 조회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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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주 금요일, 이번 한 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사건의 이슈를 파헤쳐 보는 시간, 사건의 해부입니다. 사회부 사건데스크 최석호 차장과 함께합니다. 최 차장, 오늘의 주제부터 얘기해 주시죠. [기자] 나흘 전이었습니다. 지난달 29일 밤 11시 20분,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바람을 쐬러 나왔던 4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같은 아파트 주민이던 37살 백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겁니다. '다발성 열상으로 인한 저혈압 쇼크', 남성의 온몸엔 상처가 남아있었고,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그 길이가 1m나 됐습니다. 친분도, 원한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백씨는 이렇게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던 걸까요? 백모 씨 / 아파트 이웃 살해범(어제, 구속영장 심사) "(평소에도 도검 소지하고 다니셨나요?) 아닙니다. (직장에서의 불화가 있었던게 사실인가요?) 아닙니다. (마약검사 왜 거부하신건가요?) 비밀 스파이들 때문에 안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 없습니까?) 없습니다." [앵커] 피해자가 목숨을 잃었는데, 죄송한 마음이 없다는 거예요? [기자] 그렇습니다. 백씨는 범행동기에 대해서도 "피해 남성이 자신을 미행하는 '스파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다"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사건 당시 술도 마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마약검사엔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백씨를 구속함과 동시에 모발과 소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고 정신감정도 의뢰할 방침입니다. [앵커] 두 사람, 서로 알고는 있었던 거예요? [기자] 아파트 단지를 오가면서 얼굴 정도 아는 사이이긴 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이러하기에… 유족들의 아픔은 더 컸습니다. 특히나 하루아침에 아버지를 잃은 두 아이, 4살, 10살밖에 안 됐습니다. [앵커] 경찰은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는 거예요? [기자] 경찰은 백씨가 평소에도 이상행동을 보였다는 주민들의 말에 주목합니다. 아파트 헬스장 관계자 "퇴사를 하고 낮에 좀 오기 시작해서 회원들이랑 자꾸 기구 쓰는데 나오라고 하고 혼자 욕을 막 심하게 하고 소리도 지르고 (회원이) 경찰에 신고했어요."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벌이는 일명 '묻지마 범죄', '이상동기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임준태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심리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정신적으로 질환이 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나 케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사회에 그래도 노출돼 있을 때 엉뚱한 상황에서 극단적 폭력적 범죄로 표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백씨는 지난달 상사와의 불화로 회사를 그만둔 뒤에 아파트 단지 내에서 욕설을 하는가 하면 흉기를 들고 아이들에게 "칼싸움을 하자"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이 흉기는 왜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기자] 지난 1월 '장식용'이라며 구입한 도검이 한순간에 범행도구로 돌변했습니다. 현행법상 15cm 이상 도검을 구매하려면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백씨도 판매상을 통해서 이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법상엔 마약이나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는 도검류 소지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돼 있지만, 허점이 있습니다. 정신병력 확인을 위해 신체검사서를 제출하는 총포류와 달리 도검의 경우엔 운전면허만 있으면 살 수 있습니다. 한번 허가를 받으면 갱신할 필요도 없다는 점, 유족들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피해자 유족 "제정신도 아닌 사람한테 결론적으로 (도검 소지) 허가를 내준다는게 말이 되는 거예요? 도검, 도검 허가를 내준 거잖아." 피해자 유족 "아니 장비를 그냥 허가해 줄 수 있는… 그 국가가, 나쁜 국가지 뭐예요." 경찰은 뒤늦게 전국 8만 2000정의 도검류를 전수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전조가 있었다는 얘기도 나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1년간 경찰엔 백씨와 관련한 신고가 4차례 접수됐습니다. 아파트 헬스장과 인근 커피숍에서 시비를 벌이는가 하면 주한 미국대사관에 찾아가서 외국 가수를 만나겠다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는데, 형사처벌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경찰은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낮아서 현장조치 후에 철수했다"고 밝혔지만, 최근 우리 사회가 범죄자 처벌 못지 않게 '범죄예방'을 강조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앵커] 죄없는 남성이 숨졌습니다. 그 가족은 어떻게 하란 얘기입니까. 최석호 차장이었습니다. 최석호 기자(bully21@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TV조선 20240802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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