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부 아시도드에 있는 가정집의 방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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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이란이 자국에서 벌어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정치국장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스라엘 가정에 설치된 방공시설이 주목받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48년 건국 이후 4차례나 아랍권과 전쟁을 치렀고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과 수시로 무력 충돌해온 이스라엘 전역에서 공습은 일상이다.
대부분 주민은 스마트폰에 공습경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활용하고, 경보 발령 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가자지구 등 외부에서 날아오는 공격용 무기는 촘촘하게 설치된 아이언 돔 등 다층 방공망이 1차로 방어한다.
여기에 이스라엘의 주택에는 거의 예외 없이 방공시설이 마련돼 있어서 주민들은 공습 때마다 촉각을 곤두세우고 불안해하지만, 패닉에 빠지지는 않는다.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들이 방공호를 짓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다. 당시엔 주로 여러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의 공용 대피소였다.
1991년 걸프전쟁 당시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와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 등에 스커드 미사일 40여발을 발사하자 이스라엘은 이듬해 모든 신축 건물에 방공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
지금은 이스라엘 주민 약 65%가량이 자택에 방공 시설을 두고 있거나 방공호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대도시의 경우 60초, 가자지구 인근 지역에서는 10초 이내에 방공호에 도착해야 한다.
공동주택의 지하 공간 등에 주민을 위한 공용 방공호가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가정에 설치된 방공 시설은 일종의 방이다. 일반적인 방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강화 콘크리트 벽과 무거운 철제문이 폭탄의 위력으로부터 내부의 사람을 보호한다. 대부분의 가정은 이런 방폭 시설을 아이들의 방에 설치한다.
이 방공시설은 건물이 무너지는 경우에도 원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가정 내 방공호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이 사용하는 단거리 미사일이나 로켓 등의 폭발 충격과 파편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 당시 이란이 동원했던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등 탄두가 훨씬 큰 장거리 미사일까지 방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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