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에 현대중공업 작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고 김성인 씨는 '조공'으로 불렸습니다. '배관 보조공'을 줄인 말이라고 합니다. JTBC는 고 김성인 씨의 사례를 통해서, 왜 일터에서 사망 사고가 반복되는지 추적했습니다. 이번엔 사망 그 후입니다. 김씨 이전인 6년 전에 목숨을 잃는 노동자는 산업 재해를 인정받기까지 5년 넘게 걸렸습니다. JTBC는 자살이란 주장을 뒤집기 위해 힘겹게 싸운 유족을 만났습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김모 씨/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정범식 씨 부인 : 사고 전날이 저희 결혼기념일이었어요. 다음 날 10시쯤 넘어서 전화가 온 거예요. '남편이 사고가 났다'라는…]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정범식 씨는 2014년 4월 목숨을 잃었습니다.
선박의 녹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다 호스에 목이 감겨 숨진 겁니다.
[김모 씨/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정범식 씨 부인 : 장례식장 첫날 들어갔을 때 회사 사장님이 찾아오셨어요. 와서는 '모든 것을 내가 책임을 다 질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라는 말씀을 하시고.]
남편이 없는 텅 빈 집에 한 통의 우편물이 도착합니다.
[김모 씨/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정범식 씨 부인 :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와 있는데 울산동부경찰서에서 저한테 우편물이 한 장 왔어요. 뭐라고 적혀 있었냐면 '사고사 가능성보다 스스로 목맴이 적합해서 자살로 종결을 낸다']
경찰이 '자살'로 결론 내자, 근로복지공단도 남편의 죽음은 산업재해가 아니라고 결론냈습니다.
회사의 태도도 돌변합니다.
[김모 씨/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정범식 씨 부인 : 회사 측에서 보이는 태도는 너무한 거예요. 현장에서 사망사고 되게 많이 일어나잖아요. 근데 회사 측에서 하는 거는 그냥 늘 있던 일인 것처럼 그냥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김씨는 남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소송을 시작하고 1인 시위에 나섭니다.
[김모 씨/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정범식 씨 부인 : 하얀 소복을 입고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