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타드루트의 총파업
(텔아비브 EPA=연합뉴스) 히스타드루트의 총파업 선언 이후 텔아비브에 모인 시위대가 가자전쟁의 즉각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2024.9.2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이스라엘 내부에서 가자전쟁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총파업을 선언한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노동자총연맹)의 역할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히스타드루트는 이스라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단체 중 하나로 꼽힌다.
1920년 당시 영국 점령지였던 팔레스타인에서 유대계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스라엘의 국부로 추앙받는 고(故) 다비드 벤구리온 초대 총리도 히스타드루트의 지도자로서 독립과 건국 운동을 펼쳤다.
현재 히스타드루트에 소속된 산별노조는 27개, 노조원의 수는 80만 명에 달한다. 이스라엘 인구가 930만 명 중 약 9%가 소속된 셈이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끌려갔던 인질 6명이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후 히스타드루트의 움직임에 이스라엘 사회가 주목하는 것도 이 같은 위상 때문이다.
이날 히스타드루트는 텔아비브 등 각지에서 이스라엘 국기와 인질 석방의 의미를 담은 노란색 깃발, '죽음의 정부에 반대한다'고 쓰인 피켓 등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운송, 유통, 행정 등 산별노조가 가담한 이날 총파업은 법원의 중단 명령으로 중단됐다. 인질 살해는 총파업을 벌일 수 있는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다만 히스타드루트가 즉각 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여론의 향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이스라엘 사회를 분열시켰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이 불발된 과정에서도 히스타드루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히스타드루트는 노동계뿐 아니라 사용자인 경영계까지 포함한 반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히스타드루트가 펼친 총파업은 수십 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이와 함께 히스타드루트는 이스라엘 전역을 뒤엎은 반정부 시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결국 이스라엘 대법원은 지난 1월 네타냐후 정부의 사법부 무력화 관련 핵심 입법을 무효화했다.
텔아비브의 시위대
(텔아비브 EPA=연합뉴스) 히스타드루트의 총파업 선언 이후 텔아비브에 모인 시위대가 가자전쟁의 즉각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2024.9.2 photo@yna.co.kr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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