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 연휴가 일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렇게 서로 대화의 시작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아까운 시간만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7일)도 머리를 다친 20개월 아이를 안고 응급실을 찾았던 부모는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서 애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김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늘 낮 1시, 경기 남부에서 가장 큰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아주대병원 응급실.
생후 20개월 자녀가 어린이집에서 머리를 다쳤다는 보호자를 만났습니다.
동네 병원에 가봤지만, 상급병원에서 CT를 찍어봐야 한다는 소견을 듣고 부랴부랴 찾아왔습니다.
[뇌출혈 의심 영아 보호자 : 아기 머리에 커다란 혹이 나서 (뇌)출혈이 있을까 봐 온 거거든요. 지금 다른 병원에서도 진료 거부당해서 여기 온 건데.]
하지만 응급실에 들어간 지 10여 분 만에 다시 나와야 했습니다.
[뇌출혈 의심 영아 보호자 : (진료가) 아예 안 된대요. 선생님이 안 계신대요. 119에 전화해서 진료 가능한 (병원) 리스트를 좀 받을 수 있으면 받아서 (어떻게 할지) 결정하려고요.]
아주대병원은 업무 과중을 이유로 이달 들어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소아 응급환자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환자들이 이렇게 헛걸음을 하는 것입니다.
주말과 야간에는 응급실을 운영하지 않는 건국대 충주병원과 평일 주 3회만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는 순천향천안병원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순천향천안병원 소아응급전문센터 : 다른 병원 문의해주셔야 할 것 같아요. (근처에 갈만한 덴 없나요?) 달빛 병원 이런 데 좀 검색해서 알아보시겠어요?]
정부는 지난 4일, 응급의료에 차질을 빚는 병원 5곳에 군의관 15명을 긴급 파견했지만, 이들 군의관들은 모두 응급실 진료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의 한 상급병원 관계자는 "파견 군의관을 면담한 결과, 적극적인 진료가 어렵다고 대답해 돌려보냈다"며 "다음 주 군의관 5명이 추가로 파견될 예정이지만, 이들 가운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1명뿐이라 걱정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정부는 추석 연휴 시작 전인 모레까지 군의관 235명을 파견할 계획인데, 지원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응급의료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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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욱 기자 woo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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