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각종 예술 장터부터 비엔날레까지 미술 전시가 풍성한 9월인데요.
전시를 보고 왠지 익숙한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한국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특별히 제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어떤 작품들인지 임소정 기자가 소개하겠습니다.
◀ 리포트 ▶
하얀 벽과 철제 기둥이 세련된 인상을 주는 140제곱미터 규모의 집.
큰 창 안으론 북유럽풍 가구와 조명으로 꾸며진 거실이 보입니다.
혼자 집을 지키고 있는 소년은 창문에 'I'라는 글자를 쓰고 있습니다.
어딘가 기이한 분위기의 이 집은 란 이름의 작품입니다.
사막 한복판에 세운 프라다 매장부터 전시장에 만든 공항, 기차역, 수영장과 레스토랑까지.
공간에 대한 독창적 시각을 제시해 온 작가 듀오, 엘름그린과 드라그셋.
이번엔 한국영화 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엘름그린 & 드라그셋]
"전체 이야기에서 집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 기생충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관람객분들이 전시장에 들어왔을 때 영화에 뛰어드는 것 같이 느끼길 바랍니다."
표정없이 옆을 응시하는 여인.
여인의 몸이 된 건 국보 133호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입니다.
장수의 상징들을 담은 십장생도 속 사슴과 학, 신선들의 만남을 그린 군선도 속 복숭아와 유머마저 화폭 위에 되살아났습니다.
파스텔 하나로 초현실적 이미지를 구현해 온 스타 작가, 니콜라스 파티는 우리 고미술 속 문화 상징을 소재로 삼았습니다.
[니콜라스 파티/작가]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고미술품의 특정한 부분을 굉장히 다른 방식으로 조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한국의 고미술품과 어우러져 언뜻 산수화처럼 보이는 파스텔 벽화는 전시 제목 '더스트'처럼, 전시가 끝나면 먼지가 되어 사라집니다.
[곽준영/리움 전시기획실장]
"한국의 고미술 소장품에 굉장히 많이 매료가 됐어요. 한국 미술을 다른 방식으로 알릴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낯설지만 친숙하게 다가오는 작품들.
한국의 것들이 다른 시대, 다른 문화의 예술가들 손에서 새롭게 태어나 예술의 경계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소정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우성훈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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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정 기자(wit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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