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정갈등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을 위해 어떤 의제 제한도 두지 않겠다고 한 한 대표의 제안이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에 따라 한 대표에게도 정치적 변곡점이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관련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한 대표가 오늘 2025학년도 의대증원 유예도 열어놓는 듯한 발언을 했어요. 한 대표의 속내는 뭔가요?
[기자]
한 대표 측에서도 2025학년도 의대증원을 조정하는 건 무리라고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반대 입장을 주장하더라도 의사 단체들과 한 테이블에 앉아 설명을 하고 싶다는 건데요. 일단 협상 테이블에 불러앉혀서 추석 전에는 여야의정협의체를 출범시키겠단 의도로 봐야할 겁니다. 국민의힘은 오늘 의료계 15개 단체에 대화 참여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당장 모든 단체들이 입장 변화를 보이진 않겠지만, 온건한 태도를 보이는 몇몇 단체들이라도 우선 협상장으로 데려오겠단 구상입니다.
[앵커]
하지만 오늘 추경호 원내대표 발언을 보면 25학년도 증원조정은 어렵다고 밝혔어요. 한 대표와는 입장이 다른 것 아닙니까?
[기자]
한 대표가 당내 조율을 거쳐 내놓은 발언은 아닌 듯 합니다. 당장 한 대표가 발언하기 불과 40분 전만 해도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25학년도 정원 조정, 장차관 경질 문제는 불가능하단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대통령실도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25학년도 정원은 바꿀 수 없다는 의지가 확고하단 입장인 것으로 확인 됐는데요. 다만 곧바로 한 대표 제안을 반박하기 보단 의료계 반응을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한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협의체를 받아들인 야당도 속내가 복잡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정확히 어떤 입장인 거죠?
[기자]
민주당 주요 당직을 맡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당장 의료대란을 멈추기 위해 25학년도 증원규모를 수정하자고 주장을 하자니, 입시현장 혼란과 학부모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때문에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문책 같은 정부 태도 변화를 먼저 요구하는 등 백가쟁명식 주장이 나오는 상황인데요. 내부적으론 한 대표 제안보다 이틀 앞선 지난 4일, 박찬대 원내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먼저 제안한데다, 민생 관련 문제라 여당과 각을 세울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 듯합니다.
[앵커]
다른 얘기도 좀 해보죠. 내일 모레죠, 12일 본회의가 잡혀 있는데 이날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겁니까?
[기자]
민주당은 일단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12일 우선 처리하겠단 입장입니다. 추석 여론을 김 여사 이슈로 이끌어가겠단 전략이지만 우원식 의장이 상정에 협조해줄지 여부 등 변수가 남은 상황입니다.
[앵커]
실제로 상정이 된다면 여당은 어떻게 대응하겠단 계획인가요?
[기자]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로 맞설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를 두고 여당 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법리적 해석을 떠나 부적절한 처신인 김 여사 문제를 당이 나서 방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맞느냔 겁니다. 특히 추석 연휴 땐 본회의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자칫 일주일 가까이 김 여사를 옹호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단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이런 거군요. 다른 건 몰라도 추석 연휴 전까지 의정갈등 문제는 정치권이 어떻게든 돌파구를 좀 마련했으면 합니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태희 기자(go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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