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사내도 아냐! 넌 장난감 원숭이야!"
죄수들을 싣고 가던 트럭이 뒤집힙니다. 쇠사슬에 손목이 함께 묶인 흑백 두 죄수가 탈출합니다.
둘은 물과 기름 같습니다. 걸핏하면 주먹다짐을 벌입니다.
그래도 붙잡히지 않으려면 손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함께 진흙탕에 뛰어듭니다.
사자성어를 빌리면 '신뢰는 제쳐두고 이익만 따지는 관계'입니다.
떡갈나무는 사계절 한결같이 당당합니다.
'너만의 삶을 살거라. 젊거나 늙거나. 나뭇잎 다 떨구고 나면, 보라. 줄기와 가지로 선, 저 벌거벗은 힘을.'
권력의 옷을 벗어버린 인생의 겨울에도, 존경 받는 지도자는 고고합니다.
세속의 진흙탕 싸움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잊히고 싶다"며 했던 말씀입니다.
"무슨 현실 정치하고 계속 연관을 가진다든지, 그런 것을 일절 하고 싶지 않습니다."
빈말이었습니다. 사사건건 참견하고 비판하더니, 정당색 점퍼 입고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섰습니다.
국가원로로서 품격, 국민 통합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같이 손 한번 잡아도 될까요?"
급기야 이재명 대표와 함께 "검찰 수사는 정치 보복 흉기"라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의혹은 해명하지 않으면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동병상련의 처지를 '정치 탄압'으로 몰아갔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했던 말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문 전 대통령은 양산 회동에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지난 총선 때 친명은 대선 패배 책임을 문 전 대통령에게 돌렸습니다. 탈당 요구도 나왔습니다.
친문 좌장이 터뜨렸던 울분도 생생합니다. "이재명-문재인의 '명문 정당'이 아니라, 친문을 괴멸시키는 '멸문 정당'이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함께 다시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명문 정당이다."
조변석개 이합집산 약육강식을 밥 먹듯 하는 게 정치판입니다. 대선까지 '동맹'이 한결같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9월 10일 앵커칼럼 오늘 '어떤 동맹, 동병상련'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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