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75년 동업을 유지해온 기업인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다툼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논란은 고려아연의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나선 영풍 측이 사모펀드와 손을 잡았다는 점인데요.
고려아연이 위치한 지역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논란인지, 박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1949년, 창업주 장병희·최기호로부터 시작된 영풍그룹과 고려아연.
그간 영풍은 장 씨가, 고려아연은 최 씨가 각자 경영을 맡아왔습니다.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건 지난주, 영풍이 사모펀드인 MBK 파트너스와 손잡고 2조 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주식을 공개 매수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입니다.
명분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무분별한 투자로 부채가 5년 만에 35배 폭증했고,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겁니다.
[김광일/MBK파트너스 부회장]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이렇게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최 회장님 쪽에서 잘 챙기셨는지에 대해서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영풍이 기업사냥꾼과 결탁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고 맞섰습니다.
또 국내 산업 공급망의 핵심인 고려아연이 사모펀드로 넘어가면 중국 등 해외 기업에 팔릴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고려아연 관계자 (음성변조)]
"고려아연이 사모펀드에 의해서 조각조각 내서 팔릴 때 가장 먼저 손을 들어서 사려는 사람들, 그건 바로 중국이죠. 현금성 자산이 많기 때문에 배당에서 빼갈 돈도 많고요."
고려아연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계에 아연과 은·동 같은 기초 원자재를 공급합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만 2천600억 원을 기록한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입니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의 제련소가 있는 울산 지역 정치인과 경제인들까지 일제히 들고일어났습니다.
[서범수/국민의힘 의원 (울산 울주군)]
"사모펀드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이후 경영권 장악을 통한 핵심 기술 유출 및 국가 기간산업의 붕괴에 대해 경계합니다."
MBK는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고, 고려아연 측은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이 불붙으면서 영풍과 고려아연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영상편집 : 민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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