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경북의 한 사립고에서 친일, 독재를 미화하고 오류도 많다는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해 논란이 거셉니다.
집필진 가운데 한 명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 측은 정치적 공세라며 법적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입니다.
제은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북 경산의 사립 문명고등학교.
학부모와 지역 시민단체들이 항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친일독재 미화, 불량한 한국사 교육 시도, 즉각 중단하라!"
부실 검정 논란을 부른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라는 겁니다.
[이용기 상임대표/문명고 한국사교과서 채택 대응 대책위원회]
"불량 교과서로 나타난 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채택하고 '교사의 고유한 권한이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거짓말과 역사 왜곡도 참 세련되게 한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측은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임준희/문명고 교장]
"검정을 통과했다는 것은 검정 기준에 적합했다는 뜻입니다. 국가 전문가보다도 더 전문적으로 학교에서 심의, 판단할 수 있는 학교는 없습니다."
연도와 단체명 등 3백여 건의 오류가 있다는 지적에는, "학교 교사들이 충분히 거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 논란이 된다면 교과서를 바꿀 의향이 있냐'고 묻자, 이런 답을 하기도 했습니다.
[임준희/문명고 교장]
"어떻게 2천여 개 학교 중에서 9개 교과서 중에서 어떻게 한 학교만이 선정하죠? 이게 사실은 비민주적인 거죠. 이거는 교권 보호가 아니고요. 교육의 전문성도 아닙니다."
교과서 채택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로 절차상 문제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교과서 채택 논의를 위한 학교운영위 개최 날짜와 안건 등을 사전에 알리지 않아, 관련법 시행령과 재단 정관 등을 어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MBC의 질의에, 학교 관계자는 "교장이 자리에 없어 답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학부모와 전교조 등 시민단체들은 교과서 주문 마감일인 다음 달 20일까지 1인시위 등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문명고는 지난 2017년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를 쓰는 연구학교로 지정돼, 학생과 교사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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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은효 기자(jen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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