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한국의 철강 업체들이 줄줄이 공장 문을 닫고 있습니다. 중국의 값싼 철강 제품이 대거 국내로 들어온 영향이 큰데요. 공장이 있던 지역의 경제도 함께 가라앉고 있습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45년 넘게 선 형태의 철강 제품을 뽑아내던 포스코 1선재공장입니다.
지난 19일 폐쇄돼 모든 기계가 멈췄습니다.
한 편에 재고로 남은 선재 제품만 쌓여 있습니다.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포스코의 두 번째 생산시설 폐쇄입니다.
근처 현대제철 포항2공장도 최근 가동을 멈췄습니다.
[((공장 가동)중단이에요?) 예예, 가동 중단한 지 며칠 됐습니다.]
[(언제부터 된 거예요?) (지난) 14일. 그냥 지금 수리하고 이런 것만 하고 있고..]
[(여기 일하시는 분들은 딴 데 지금 흩어져서 일하시는 거예요?) 쉬라고 통보를 받은 받은 상태예요.]
여기서 일하던 약 400명의 직원은 다른 공장으로 재배치될 처지입니다.
[방성준/금속노조 포항지부 수석부지부장 : 내 고용이 이제 완전히 없어진다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 않는데 여차하면 이제 다른 지역으로 가야 된다라는 이런 불안한 마음들은 계속 가지고 있는….]
국내 1, 2위 철강회사들이 이렇게 줄줄이 공장을 닫은 이유는 내수 부진에다 중국이 과잉 생산한 철강을 헐값에 밀어내기 수출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었고, 이에 올해 국내 철강업체 쇳물 생산량은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는 물론 지역경제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포스코 근처 마트 사장 : (공장 문 닫고 매출이) 한 배 정도, 배 정도 많이 (차이 나요.) 포스코 협력업체들 그런 데도 이제 많이 주니까. 밥 배달하는 사람들도 많이 줄었어요.]
거리 곳곳에 철강업계를 격려하는 시민들의 현수막이 걸렸지만 퇴근 시간 식당이 밀집한 거리는 텅 비었습니다.
[포스코 근처 음식점 사장 : 도미노 현상 이렇게 쪼르륵 이렇게 연결돼가 있으니까 그렇죠. 안 그래도 장사가 덜 됐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이 돈을 덜 쓰겠지, 맞잖아요.]
트럼프 1기 때부터 대미 수출 물량을 줄이는 쿼터제가 도입됐는데, 더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2기 행정부가 이 쿼터를 더 줄일 경우 철강업계의 어려움은 한층 가중될 거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포항시는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원과 전기료 인하 등 위기 극복 긴급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우기정)
한지연 기자 jy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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