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보이스피싱 사기꾼을 반대로 속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영국의 한 통신사가 AI 기술을 활용해 이런 통쾌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했습니다.
뛰는 사기꾼 위에서 나는 방법, 정동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헤드폰을 끼고 영상에 집중하는 어르신들.
[보이스피싱범]
"그럼 이 계좌가 개설된 거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계셨다는 거예요?"
가짜인 걸 알면서도 사기꾼의 생생한 목소리에 금세 얼굴이 굳습니다.
보이스피싱은 이제, 휴대전화만 있으면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는 흔한 범죄가 됐습니다.
[김중운]
"검찰청을 사칭한 그런 걸 받아본 적이 있어요. 중형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 번호를 알고 전화한 사기꾼이니, 항의하거나 나서서 신고하기도 겁이 납니다.
[이복수]
"(혼내주는 건) 제가 겁나죠. 왜냐하면 뒤에 후환이 있을까 봐…"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영국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이른바 '참교육'.
AI로 만든 할머니 챗봇이 보이스피싱범을 속이고 계속 통화하는 겁니다.
가짜 은행계좌를 알려주고 가족 이야기로 1시간 가까이 횡설수설하자 보이스피싱범은 화를 참지 못합니다.
[AI 챗봇 '데이지']
" 그저 짧은 대화를 하고 싶을 뿐이에요."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전화를 돌려 피해자를 찾아야 하는 피싱범에겐, 전화를 끊지 않는 챗봇이 쥐약입니다.
[사이먼 발카르셀/영국 버진미디어 디렉터]
"(AI는) 잠을 자지도 먹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24시간 이용이 가능합니다."
국내 통신사들은 아예 보이스피싱 전화를 피하게 하는데 주력합니다.
"지금 당신 폰을 해킹했습니다. "
AI가 수상한 목소리나 문자를 탐지해 위험하다고 알려주고, 이걸로도 거르지 못한 보이스피싱에는 피해 보상 보험까지 제공합니다.
[이루리/SKT 매니저]
"이런 범죄에 더욱 취약한 시니어 고객의 경우에는 500만 원까지 피해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신고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31억 원.
사기꾼을 쫓는 방법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스스로 의심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가장 기본이라 조언합니다.
MBC뉴스 정동욱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유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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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유다혜
정동욱 기자(dwju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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