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협약을 만들겠다며 170개국 대표들이 부산에 모였지만 별 소득 없이 막을 내렸습니다.
일주일 동안의 논의에도 왜 합의를 하지 못한 건지,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가 이번 협상을 되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일주일로 잡았던 협상 시한을 넘기며 오늘(2일) 새벽까지도 170여 개국 정부 대표들이 머리를 맞댔지만, 플라스틱 문제를 풀 합의는 불발됐습니다.
그래도 소득이라면, 내년에 협상을 더 해보자는 합의는 이뤄졌다는 정도입니다.
[발비디에소/플라스틱 협상 의장 : 우리의 작업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계속 협력하면서) 실용적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합의 실패는 어느 나라 탓이 클까.
플라스틱의 원료 물질은 화석연료에서 추출됩니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원유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거라 쿠웨이트나 러시아 같은 산유국들은 합의 자체를 꺼렸단 평입니다.
이들 국가의 협상 대표들은 협상장에서 발언 기회를 잡으면, 10분 이상 마이크를 놓지 않아 협상을 지연시키는 '침대 축구'를 하고 있단 눈총까지 받곤 했습니다.
[쿠웨이트 대표단 : 실행 가능하지도, 집행 가능하지도 않은 조약을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산유국만 탓할 게 아니란 반론도 있습니다. 유럽 등 선진국 그룹은 생산 감축이 최우선이라며 산유국 압박에 주력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을 많이 쓰는 기업을 규제하거나 재활용 원료 사용을 늘리는 것과 같은 '플랜B'에도 눈길을 줘야 한단 겁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 혹은 소비 감축 목표 이런 다양한 옵션들을 통해서 (합의에) 접근해야 협약이 좀 더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산 감축 찬반 갈등이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협상이 다시 열려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산유국 유인책 마련을 위한 국제 사회의 전략적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유미라)
장세만 환경전문기자 j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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