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내내 갈등과 분열을 몰고 왔습니다.
말과 행동은 민심과 동떨어질 때가 많았고, 대화와 타협보다는 극한 대립이 잦았습니다.
국정 전반에는 대통령보다 대통령 부인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대통령은 늘 부인을 감싸고 돌았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런 '불통'의 모습 그대로 탄핵의 길목에 접어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난 2년 7개월, 논란의 순간을 배주환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 준수를 약속하며 취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야심 찬 첫 사업은 집무실 이전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22년 3월 20일)]
"일단 청와대 경내로 들어가면 제왕적 권력의 상징인 청와대를 벗어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공언했던 소통은 금세 시들해졌습니다.
오히려 외교 현장에서 불거진 '바이든-날리면' 논란 이후, 비판적 언론을 적으로 돌렸습니다.
[윤석열 대통령(22년 9월 27일)]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이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검찰 출신, 학교 선후배, 측근과 지인.
인사 때마다 비판이 일었지만,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22년 7월 5일)]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또 다른 질문."
참담했던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윤 대통령은 진상 규명보다 측근들을 지키는 데 더 진심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집은 '채상병 사건'에서 정점에 달했습니다.
국민들은 솔직한 사과와 성찰을 기대했지만, 들려온 대답은 '격노'였습니다.
[박정훈/해병대 전 수사단장(지난해 8월)]
"'군 관련해서 화를 이것보다 더 낸 적이 없다, 가장 격노했다'면서…"
출국금지된 사람을 호주대사로 도피시키고, 공천 탈락한 측근은 특보로 불러들였습니다.
여당마저 혀를 내둘렀습니다.
윤 대통령의 결정적인 이율배반은 '김 여사'였습니다.
디올백 논란, 관저 공사, 공천 개입설까지.
국정 전반에 김 여사가 어른거렸습니다.
[김건희 여사-최재영 목사(22년 9월)]
"아니 이걸 자꾸 왜 사오세요? "
특검법을 포함해 지금까지 행사한 거부권만 25차례, 야권과 반대자들을 집요하게 공격하면서도 아내에겐 한없이 관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2월)]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선을 넘나든 건 윤 대통령 자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통화(22년 5월 9일)]
"그거를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그 사이 서민 경제는 침몰해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2일)]
"대통령으로서 열심히 일을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저 믿으시죠? "
믿으라던 말을 한 바로 그 다음 날 밤, 그는 돌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지난 3일)]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불통으로 점철된 2년 7개월, 윤 대통령은 황망한 계엄 사태를 끝으로 불명예스러운 탄핵의 기로에 서게 됐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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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김민상
배주환 기자(jhba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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