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과거 12.12 군사반란 때 전두환과 같은 권한을 갖게 될 예정이었던 이른바 '충암파'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친위쿠데타의 핵심인물이었단 증언이 나왔습니다.
비상계엄 직후 여 사령관이 국정원 1차장에게 국회의원 등 계엄군의 체포대상자 명단을 하나하나 열거하면서, 체포조가 이들을 잡아야 하니 위치를 추적해 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내란죄로 고발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만 빼놓고선,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모두 체포하려 했던 건데요.
조희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비상 계엄 선포 직후인 밤 10시 46분,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홍장원 국정원 1차장과 통화했습니다.
홍 차장의 육사 후배인 여 사령관은 처음에는 비상 계엄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다가 "대통령이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했다"고 하자 태도를 바꿔 입을 열었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원회)]
"'선배님 이걸 도와주세요' 하면서 '체포조가 나가 있는데 소재 파악이 안됩니다'.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주면서 위치추적을 해달라고…"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여인형 사령관은 체포할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줬습니다.
여 사령관은 계엄 시 모든 수사기관을 통제하고 정보를 독점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계엄사 합수본부장입니다.
체포한 사람들은 과천의 방첩사령부로 끌고 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체포작전 지원을 위해 상당 수의 방첩사 요원들을 사복 차림으로 국회에 배치했습니다.
주요 인사들의 체포와 구금, 수사까지 설계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원회)]
"그대로 워딩(말)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미친 X로구나'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는 (통화를) 메모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계엄 직후 선관위와 국회에 방첩사 요원을 보낸 것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선관위에 경력을 배치해달라고 한 것도 바로 여 사령관이었습니다.
[조지호/경찰청장(어제, 국회 행안위원회)]
"방첩사령관한테 요청받았던 것 같습니다. 수사관을 준비해 달라는 것 같고요, 오케이 했고… 그 다음에 '선관위 쪽에 우리가 갈 예정이다'해서 알았다."
극소수가 기획했던 친위 쿠데타를 위한 비밀 지시는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여인형 사령관, 이렇게 '충암파' 라인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현재 직무정지 된 사령관은 입장을 묻는 MBC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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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이화영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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