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 커 ▶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지난 주말 국회를 통과한 대통령 탄핵안이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이성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저희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주 초반 금융시장에 큰 변동이 있었어요?
◀ 기자 ▶
가장 걱정했던 것이 환율이었습니다.
원화 가치가 계엄 사태 이전보다 2% 정도 하락한 1,430원 수준에서 오르내렸는데, 다행히도 그 이상의 가치 하락, 변동은 없었습니다.
주식시장이 이보다 예민하게 반응해, 탄핵안이 부결된 직후 열린 지난 월요일 코스피 지수가 2360선까지 떨어졌다가, 여당대표가 탄핵에 동의하는 등 상황 반전을 따라 2,500선에 근접한 지수로 지난주 장을 마쳤습니다.
탄핵에 대한 견해는 투자자마다 달랐겠지만, 시장의 움직임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의결로 불법적 계엄 사태가 불러온 불확실성이 해소 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 앵커 ▶
앞으로 어떻게 될지 좀 걱정도 되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주말 사이에 어쨌든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잖아요.
이게 금융시장에 안정을 가져다줄까요?
어떻습니까?
◀ 기자 ▶
지난 2주간 주식시장을 지배했던 큰 변수가 사라진 셈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탄핵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짧으면 2달여, 길게는 6개월 동안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고, 잠재된 갈등과 혼선이 불거져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지난 2차례 있었던 탄핵 심판 기간의 금융시장 움직임을 보면, 크고 작은 정치적 변수에 예민하게 반응했지만, 큰 흐름은 펀더멘탈이라 부르는 경제의 기초 체력에 따라간 것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은 불안한 심리부터 가라앉혀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경제가 걱정인데 최근 경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이 많아요.
◀ 기자 ▶
결국 우리 경제 상황이 문제인데, 녹록지 않습니다.
정부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경제 동향-지난주 금요일 발표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등장했던 '경기회복'이라는 표현이 빠진 것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수출 증가세가 주춤해진 데다, 소비증가는 기대만큼 나타나지 않고, 10월 들어서는 기업의 설비투자, 건설 투자까지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해졌습니다.
계엄사태 이전부터 경고등이 하나둘 켜졌던 상황입니다.
한국은행은 경제 시스템이 독립·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보여주면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과거 상황과 비교해, "통상을 포함한 대외 여건에서 어려움이 커졌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앵커 ▶
정부는 주말 동안 분주하게 움직였죠?
◀ 기자 ▶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도 연내에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가장 먼저 내놓았습니다.
지난 주말 국회의 탄핵안 의결 직후부터, 산업분야, 대외 정책, 금융시장 장관들이 상황 관리에 나섰습니다.
금융 당국은 만약의 시장 불안에 대응할 자금 지원 채비를 하고, 경제 부처는 예정된 정책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시추예산이 전액 삭감된 대왕고래 가스전 사업, 원전 건설 계획을 담은 전력 수급 계획안처럼 현 정부의 주요한 산업정책에는 잠시나마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분야도 어디까지 영향을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관련된 기업들은 새해 계획을 세우기 어려운 '오리무중'의 형편이 됐습니다.
◀ 앵커 ▶
앞에 잠깐 많았지만, 걱정이 가장 큰 부분은 아무래도 통상이겠죠?
◀ 기자 ▶
시기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분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캐나다는 마약과 불법 이민 통로라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바로 미국에 가,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임기 시작 전부터 몇 마디 엄포를 놓는 것만으로, 협상을 유리한 위치로 끌고 간 장면이었는데, 정상회담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전을 감안하면, 한 달여 뒤 열릴 취임식 전후는 우리에게 불리한 통상 외교의 전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우리 기업들이 수십조 원을 투자한 2차 전지, 전기차와 관련한 정책은 어떻게 바뀔지, 새 행정부의 등장 이전부터 불거진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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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기자(si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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