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결국, 한덕수 권한대행은 여당이 주장하고 있는 '헌법재판관 임명 불가론'에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과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국정의 대혼란, 이런 불안한 정국이 수습되길 바랐던 국민의 목소리는 정치적 선택 속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달 중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추천 일정을 합의했습니다.
[박찬대/민주당 원내대표 (지난달 18일) : 정기국회 때까지는 임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추경호/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18일) : 헌법재판관을 (11월) 22일까지 추천하기로 했습니다.]
재판관 임명은 차질 없이 진행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12.3 계엄 사태가 터지고,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소추되자, 여당은 한덕수 권한대행을 '임명 불가론'으로 압박했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7일) : 한덕수 권한대행은 대통령의 탄핵 결정 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습니다.]
헌법학계 등에서 "임명은 헌법적 의무"라는 지적이 쏟아졌지만, 여당의 압박은 한 권한대행이 끝내 임명 거부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로 보입니다.
[한덕수/대통령 권한대행 (그제) : 여야의 정치적 합의 없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과연 우리 헌정 질서에 부합하는가.]
갈림길에 선 그에게 "대통령을 '탄핵의 강'에 빠뜨리느냐", "민주당 집권을 돕는 거냐"와 같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비난이 들려왔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여당 원로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SBS에 "정국 안정 차원에서 한 권한대행의 선택은 부적절했다"며, "국회 몫인 재판관을 임명하는 게 헌법 정신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진아/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산적해 있는 그런 사건들을 조속히 처리해야 하는데 3인의 재판관이 조속히 보충돼 9인 체제로 완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국가 중대사를 심판할 헌재를 정상 체제로 만드는 문제를 놓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는 모습에 국민의 분노는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재성)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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