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양 오염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 뿐 아니라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건강에도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호주 시드니 한 해변에서 정체불명의 검은 물질이 발견돼 해양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윤영철 리포터가 소식 전해왔습니다.
[기자]
푸른 파도와 하얀 모래가 아름다운 세계적인 관광명소, 호주 시드니 쿠지 해변.
수영과 일광욕을 즐기러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곳에 얼마 전부터 정체불명의 검은 물질들이 나타났습니다.
[리첼 다이트 / 쿠지 해변 주민 : 평소처럼 아침에 수영하러 갔는데 해변에 검은 덩어리가 있는 걸 봤습니다.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그날 오후에 해변이 폐쇄되고 이를 조사하기 위해 출입이 통제되었습니다.]
호주 당국은 당초 기름 유출로 인해 만들어지는 '타르볼'로 예측했는데,
분석 결과 30% 정도의 화석 연료와 인간이 만들어낸 하수 찌꺼기 70%가 섞인 덩어리, 일명 '팻버그'로 밝혀졌습니다.
비누 찌꺼기와 인간의 배설물 등이 하수도에서 섞일 때 칼슘이 유기 화학 물질을 불용성 덩어리로 응집한 것인데,
주로 유럽 도시의 더러운 하수도에서 발견돼 이번처럼 해변에 나타난 건 이례적입니다.
[피터 그린 / 쿠지 해변 주민 : 처음에는 배에서 떨어진 일반 타르볼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 타르볼이 매우 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찌꺼기들이 단순히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넘어 해양 생물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물고기 등이 섭취하면 체내에 독성 물질이 축적되고 결국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매튜 잉글랜드 /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교수 : 제 생각에는 산업적인 규모로 식용유나 어떤 종류의 기름이 하수 시스템에 투기되었고, 그것이 응집되어 타르볼 형태로 시드니 해변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시드니 쿠지 해변 이외에도 추가로 8개 해변에서도 검은 공이 발견됐는데 여전히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단 겁니다.
호주 당국은 검은 공이 발견된 해변들을 잠정 폐쇄하고 대대적인 정화 작업에 나섰습니다.
환경보호 단체 역시 약 80kg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단순한 정화 작업을 넘어 해양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롭 브래들리 / 환경보호단체 코디네이터 : 해변과 해변으로 이어지는 주변 지역을 청소하면서 심지어는 태양광 패널도 발견했습니다. 깨진 자동차 유리창, 그리고 여전히 많은 병과 캔도 있었습니다. 쓰레기가 강을 거쳐 바다로 유입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깨운 '검은 공' 사태.
깨끗한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 지속적인 제도적 뒷받침은 물론, 개인들도 적극적인 실천과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 됐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YTN 월드 윤영철입니다.
YTN 윤영철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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