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앞에 손님들이 고기 손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잠시 뒤 과일들이 길바닥에 떨어지더니 검은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갑니다.
시장 바닥에 물건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고 다친 사람들이 곳곳에 쓰러져 있습니다. 어제 오후 3시 50분쯤 서울 양천구의 한 시장 골목에서 70대 남성 A씨가 모는 승용차가 좁은 시장 골목길로 돌진했습니다. 사고 차량은 과일 가게를 들이받고 난 뒤 50m가량을 더 나아갔습니다.
[김병근/사고 목격자 : 여기서 굉음이 났어요. 난 가스가 터지는 줄 알았는데. (차의 속도가) 엄청 빨랐죠. 눈 깜빡할 사이에 확 가버렸으니까.]
이 사고로 4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경찰은 사고 차량이 앞서 가던 버스를 추월하려다 과일 가게로 돌진한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A씨는 사고 직전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자세한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오랫동안 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방전이 걱정돼 차량을 몰고 나왔다가 사고가 났다고만 진술했습니다.
[윤재선/사고 목격자 : (운전자가) '내가 안 그랬어요. 누가 그랬어요? 내가 안 그랬어요' 이렇게 얘기를 하고.]
그런데 경찰이 추가 조사 과정에서 A씨가 2년 전쯤 치매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적이 있다는 A씨 측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치매와 관련한 약을 복용했는지, 또 이 약이 사고와 연관이 있는 건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취제: 민경호 / 영상편집: 최혜란 / VJ: 김형진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민경호 기자 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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