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작년에 소비자들이 물건을 얼마나 샀는지 보여주는 소매 판매액이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자동차뿐 아니라 옷이나 화장품, 먹거리까지 다 줄었는데, 2년 연속 이렇게 소비가 줄어든 건 외환위기 때도 없던 일입니다.
정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전통시장의 한 이불가게입니다.
주말인데도 손님 한 명 없이 한산합니다.
[양성식/이불가게 사장 : 작년에 거의 한 50%, 60%가 매출이 떨어졌어요. 이불은 남들한테 보여주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불 떨어지면 꿰매서 쓰시는지 이불 사러 많이 안 오세요.]
조만간 나아질 거란 기대로 버텨왔지만, 더는 쉽지 않습니다.
[양성식/이불가게 사장 : 올해가 고비인 것 같아요. 올해 장사 안되고 그러면 저희도 폐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근처의 생선가게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장춘옥/생선가게 사장 : 물건 사는 사람도 없고 옛날에는 세 마리 네 마리 사던 것도 한 마리 두 마리. 그런데 올해는 더 힘들 거 같다고 그러니까 지금 또 걱정이에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소매판매액 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떨어졌습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로 소비가 얼어붙었던 2003년 이후 역대 최대로 줄어든 겁니다.
몇 년씩 쓸 수 있는 자동차나 가전뿐 아니라, 비교적 소비 주기가 짧은 옷과 음식 등 모든 품목이 다 줄었습니다.
특히 자동차 소비가 6.5%나 줄었고, 의복과 음식료품은 각각 3.2%, 2.5% 떨어졌습니다.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 모두 2년째 소비가 줄었는데, 1995년 통계를 집계한 뒤로 처음입니다.
[김상봉/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소매판매가 주는 이유는 물가가 그사이에 너무 많이 상승해서 그래요. 그 상태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야 하는데 그게 무서운 거죠. 내수 부진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는 거고…]
그나마 올해는 내수가 회복될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길어지는 탄핵 정국으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영상취재 이동현 / 영상편집 백경화 / 영상디자인 신하경 조승우]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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