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 주민들 안전을 위해 일하던 경찰 치안센터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탓인데, 이 때문에 곳곳에 치안 공백 우려가 나오고 텅 빈 센터 건물이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중심에 있는 이 치안센터는 지난해 인력부족 문제로 문을 닫았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경찰 통제선으로 출입이 제한된 상탭니다.
딱 1명이던 근무자가 지난해 정년퇴임한 뒤 새로 배치할 인원이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박명수/충남 당진시 정미면장 : 상징적으로 관내에 경찰관이 소재하니까 그래도 좀 안심되는 부분도 있었는데…]
[정미면 주민 : 심적으로 든든하지 이렇게 여기가 있었으니까. (문 닫았다니) 너무 섭섭하네.]
옆 마을에 있던 치안센터도 지난해 문을 닫았습니다.
관할 지구대가 있지만 멀리 떨어져 있어, 주민들은 안심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신익순/충남 당진시 대호지면 조금리 이장 : 외국인들 계절 근로자들이 몇 년 전부터 들어오기 시작하고. 석문으로 지구대가 거기에 있는데 예를 들어 좋지 않은 사건이 있다고 볼 때는 거리상으로 봐도 좀 불합리하고…]
실제 이 마을에서 지구대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운전해 봤습니다.
대교를 건너 국도를 타고 한참을 가는 꽤 먼 거리.
교통체증이 없었는데도 20분이 걸렸습니다.
이 지구대 하나가 4개 면, 주민 2만명을 담당하기 때문에 촘촘한 치안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옵니다.
당진경찰서는 이에 대해 "주민 불안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안센터 건물 자체가 마을 흉물로 변해가는 것도 문젭니다.
[신익순/충남 당진시 대호지면 조금리 이장 : 그동안에는 저녁에 이게 전기도 불도 켜고 했었는데 요즘은 거의 방치 상태인 것 같아요.]
[김운배/대호지면 주민 : 지금 이게 공터로 놔두면은 뭐 흉물거리밖에 더 돼요?]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은 "수시로 와서 보긴 하지만, 관리할 예산도 인력도 부족한 상태"라고 속사정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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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경우, 농촌에 비해 치안공백 우려는 적지만, '방치 문제'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사거리 신호등 바로 앞에 있는 이 건물은 경찰 치안센터였습니다.
약 2년 전 문을 닫은 뒤 이대로 방치가 되고 있는 건데요.
이 경찰 마크가 남은 자국만이 이곳이 경찰 치안센터였음을 알려줍니다.
방치된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 문 주변으로는 이렇게 마른 넝쿨이 자리하고 있고요.
또 이 화단을 보시면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건물 옆쪽은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곳인데 이렇게 포대가 두 개 남아있거든요.
그런데 이 한 포대에는 이렇게 깨진 유리 조각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또 이쪽을 보시면 버려진 소파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습니다.
[이경란/인근 식당 사장 : 노숙자들이 많다 보니까 거기 앞에서 쉬는 사람도 있고 여름에는 자는 사람도 있고. 소변도 보고 그냥 막 그런 식으로…]
지하철 3개 호선이 지나는 서울 신설동역 인근.
번화한 거리 한 가운데에 있는 이곳 역시 수년 전 문을 닫은 채 방치돼 있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다 보니 화단은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인근 부동산 : 제일 문제가 여기에 이제 담배꽁초를 여기다가 버렸다 이거예요. 불이 꺼지지 않는 거 들어가 있으면 (큰일이죠.)]
문 닫은 치안센터는 대부분 한국자산관리공사나 지자체 소유로 넘어갑니다.
어르신 일터나 주민 자치공간으로 잘 활용되는 곳도 있지만, 아직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망가지고 버려진 곳을 계속 방치하다 보면 점차 우범지대가 된다는 깨진 유리창 법칙.
한때 든든한 동네 지킴이였던 이 치안센터들이 이젠 불안감을 부추기는 '깨진 유리창'이 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의 빠른 조치가 필요합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수빈 / 영상편집 지윤정 / 취재지원 장민창]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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