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화유산을 지켜내기 위한 몸부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 보물들이 보관된 안동 봉정사에선 200년 된 소나무까지 잘라 저지선을 만들었습니다.
현장을 서영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북 안동의 봉정사. 사찰 뒤로 우거진 소나무 숲 가운데가 크게 비어 있습니다.
산불이 소나무를 타고 사찰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베어낸 겁니다.
잘려진 소나무들은 수령이 200년 된 것들로 나무들이 쓰러질 때마다 지켜보는 스님의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립니다.
봉정사 회주 스님
"저 나무도 거의 한 200년 이상 봉정사에서 같이 기도했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자르다 보니까..."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조선시대 누각 만휴정. 인근이 모두 까맣게 타버렸지만 만휴정은 방염포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섭씨 1000도의 불에서도 10분을 버틸 수 있는 방염포가 기적을 만든 겁니다.
하지만 소방대원들은 불씨가 다시 되살아날까 교대로 구석구석 물을 뿌려댑니다.
그제 화염에 포위됐던 묵계서원은 담벼락 하나를 두고 다행히 화를 면했습니다.
날을 꼬박 새워 서원 곳곳이 마르지 않게 물을 뿌린 덕분인데, 마당 안엔 위기를 넘긴 홍매화가 붉은 자태를 뽐냅니다.
박대진 / 묵계서원 관리인
"전날 소방관분들이 물을 계속 뿌리셨거든요. 담벼락 안쪽으로는 화재 피해가 거의 없었어요."
이번 산불로 불에 타버린 문화유산은 모두 23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현장 곳곳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TV조선 서영일입니다.
서영일 기자(01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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