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도심 공원 곳곳에 토끼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보기엔 귀엽고 신기하지만, 버려진 토끼들입니다. 유기동물 중에 개와 고양이 다음으로 많은 게 토끼라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서울 배봉산 근린공원입니다.
배드민턴장도 있고, 이렇게 둘레길이 잘 조성돼있어서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요.
그런데 난간 뒤쪽으로 철조망 안에 토끼가 한두 마리 보입니다.
밥그릇도 있는 걸로 보아 누군가 조성해 놓은 사육장 같은데요.
어떤 상황인지 앞으로 가보겠습니다.
토끼 수십 마리가 모여있습니다.
시민들이 카메라를 꺼내 듭니다.
[이문희/서울 독산동 : 너무 좋아서 쉬는 날 보러 왔어요. 우리 동네에는 이런 게 없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왔어요.]
지자체에서 조성한 사육장입니다.
구청에서 지난해 여름 예산을 들여서 만든 곳입니다.
당시에는 20 정도를 데려왔다고 하는데, 보다시피 지금 1년여 만에 100마리 가까이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증가한 건, 암수가 분리되지 않은 채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토끼는 한 달에 한 번 출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을 경우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금 여기도 제 주먹만 한 크기의,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처럼 보이는 새끼들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구청에서는 암수를 구분하기 위해 추가로 사육장을 설치했는데, 아직 분리는 안 된 상태입니다.
[최순옥/서울 전농동 : 우리가 하도 민원을 넣고 동대문구청장에다가 이 얘기를 하고. 작은 생명도 전부 소중하니까 토끼를 좀 살려주세요. 굴 속에 이만 한 새끼들 바글바글해. 다달이 낳으니까 몇백 마리, 몇천 마리 되는 건 순식간이야.]
수가 많아지면서 관리도 소홀해졌다고 지적합니다.
[A씨/시민 : 얘를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 거 아니냐, 사무실에다 얘기해야지 했더니 신경도 안 쓴대요. 우리한테 데려가라는 뜻으로 얘기를 해요, 약국이 어딨고 하면서. (다음 날) 물어봤더니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