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의 이름은 지명 대신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역의 이름을 지을 땐 행정구역이나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명칭을 붙이는 게 원칙인데요. 그런데 수영장이 없는 워터파크역이 있는가 하면 온천이 없는 온천역도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밀착카메라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인천 영종도에 있는 워터파크역입니다.
4년 전 개통한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지나가는 역사 중 한 곳인데요.
이름만 들으면 마치 대규모 물놀이 시설이 인근에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역 근처를 좀 둘러보면 아무런 시설이 없고 또 안내판이나 표지판도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역 앞이 텅 비었습니다.
인근엔 경정 훈련원과 축구 경기장뿐입니다.
[역 관계자 : 워터파크는 그냥 물 고여 있어서 워터파크인가. 이름을 잘못 지었어. 사람들이 물놀이하는 데 있냐 그러는데 '이름뿐이다' 우리가. 주말에 내려서 혹시나 하고 구경가려고 하는데 가도 아무것도 없어요.]
역 이름은 지난 2012년 결정됐습니다.
당초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 일대에 워터파크를 조성할 예정이었습니다.
이곳이 원래 대규모 수상 레저 시설이 들어설 부지였습니다.
지금은 개발이 중단되면서 이처럼 갈대만 무성한 채 방치된 상태인데요.
이렇게 곳곳은 완전히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공항공사 측은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하는 중이라곤 하지만, 기약이 없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 개발계획에 워터파크지역 개발을 반영해서 검토할 예정이라고만. 언제까지 계획이 끝난다 이걸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아요.]
개발은 시작도 안 했는데 역 이름부터 지으면서 지역과 다른 역명을 가진 곳은 또 있습니다.
지하철 4호선 신길온천역입니다.
역명이 이렇다 보니 온천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이렇다 보니 1번 출구로 나가는 길엔 이처럼 신길온천역에는 온천이 없다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온천 없는 온천역인 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