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난 안성 죽산면 남산마을
[연합뉴스]
(안성=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양동이로 막 쏟아붓는 줄 알았죠. 살다 살다 이런 비는 처음 봤네요."
2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 남산마을에는 주민 20여명이 모여 매몰사고 구조 현장을 지켜보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오전 8시께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남산 일부에 산사태가 나면서 토사가 주택을 덮쳐 70대 여성 1명이 매몰된 상황이었다.
남산마을은 도로에서 이어지는 길에 토사가 발목 높이까지 쌓여 있었고, 공터에는 토사에 빠진 차들이 즐비했다.
마을주민 최모(77·여)씨는 "밤새 비가 오다 말다 하더니 오전 6시부터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무섭게 비가 퍼붓는 바람에 집 안에서 옴짝달싹을 못 했다"며 "결국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다가 119 구조대원에게 구조돼 몸만 간신히 빠져나왔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어 "이 마을에서만 55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비가 많이 온 건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매몰된 여성은 3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고, 다행히 경상에 그쳤다.
물에 잠긴 죽산면 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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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마을뿐 아니라 죽산면 시가지도 침수 피해를 비껴가지 못했다.
버스터미널이 있는 시내는 오전 6시부터 2시간여 동안 50㎝가량 침수되면서 상점과 주택 수십 채가 물에 잠겼다.
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오전 9시를 전후해 물은 모두 빠졌지만, 도로는 토사가 쌓여 어디까지가 도로인지구별조차 되지 않았다.
죽산면 소재지 죽산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물을 뿌려가며 삽과 빗자루로 토사를 쓸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서 이불 가게를 하는 박모(60·여)씨는 "지금은 물이 거의 빠졌지만 오늘 아침만 해도 도로가 강처럼 변했었다"며 "지대가 약간 낮은 가게는 아예 내부까지 물이 차 피해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침수됐던 죽산면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