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쿠팡 물류 센터에서 일하던 20대 일용직 노동자가 퇴근 직후 한 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유족은 이 청년이 평소 지병이 없었다면서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는데요,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정신 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만보계에 5만보가 찍힌 날도 있었다고 합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2일 아침 7시쯤.
27살의 청년 장덕준 씨는 집안 욕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전날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쿠팡 대구물류센터에서 밤샘 근무를 하고 집에 돌아온 지 1시간 만이었습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애가 욕조 안에 이렇게 있었다는 거예요. 이렇게, 이렇게 꼼짝을 안 하더래요. 이렇게…"
쿠팡에서 1년 5개월째 근무해 온 장 씨의 신분은 일용직이었습니다.
종이박스나 비닐 같은 택배 포장재료를 작업자들에게 가져다 주는 일이었습니다.
[故 장덕준 씨 동료]
"(박스가 쌓인) 팔레트만 끌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거든요. 그 형은 몇 시간 동안 계속하는 걸 보면 스트레스랑 체력적으로 장난 아니겠다는 걸 느꼈어요."
장 씨 혼자서 지원한 작업자만 50명 이상.
고된 업무에 75kg이었던 몸무게는 60kg으로 줄었고, 하룻밤 밤샘 근무에 만보계에는 무려 5만보가 찍혔습니다.
하지만 일용직 2년을 채우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희망에, 힘들어도 쉴 수 없었다고 합니다.
[故 장덕준 씨 아버지]
"얼마나 힘들게 일했으면 멀쩡하던 애가, 그렇게 튼튼하던 애가 1년 몇 개월 동안 몸무게도 10~15킬로씩 빠지고…"
쿠팡이 내세우는 '로켓배송'에 맞추기 위해 장씨는 매일 마감시간에 쫓겨야 했습니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일이 너무 힘들어서 인원을 좀 보충해 달라고 하는 데도 위에서는 안 듣는다. 계속 그걸로 (애가 싸우고 있었어요.)"
올해 숨진 전국의 택배기사는 쿠팡 기사 1명을 포함해 모두 8명.
하지만 이 8명은 모두 택배기사이기 때문에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3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