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12 군사반란과 5.18 유혈 진압,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으로 각각 사형과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던 날이 1996년 8월 27일.
대법원이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이란 2심 중형을 확정한 날은 지난 1997년 4월 17일.
이로부터 23년,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중형이 확정되면서.
전직 대통령들이 동시에 기결수로 수감생활을 하는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같은 처지라 해서 결코 손잡을 수 없는 사이.
이 불행한 역사는 이미 2007년. 서로가 서로에게 제기해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명박/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허풍입니다, 허풍.]
[박근혜/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아무리 깊이 감춰둔 것도 다 드러납니다. 그때 가서 또 땅을 치고 후회해야 하겠습니까?]
거짓말은 결국 드러난다면서 국민 앞에 버젓이 거짓말한 전직 대통령들의 사면론이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집권여당 대표를 시작으로 국민 통합과 나라의 품격, 미래를 위해 사면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이 국민 통합에 이바지하는 것은 맞을까.
국민 10명 중 6명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부정 답변이 32.4%로 나타났습니다.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하는 결과입니다.
그리고 사면 결정이 우려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전두환 씨에 있습니다.
29만 원밖에 없다며 수천억대 추징금을 미납하고 골프 치고 양주 파티.
외교관 여권 발급받아 해외여행.
5.18은 폭동이란 한결같은 주장.
그래서 돌아봐야 할 발언들이 있습니다.
[이명박/전 대통령: 보수 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박근혜/당시 대통령: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두 전직 대통령, 지금은 그때 입장과 달라졌을까.
사면 결정에 대한 우려.
반성과 사과 없는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은 구절입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국민 통합에 기여하는 쪽으로 결론 날 수 있도록….]
[양향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국민께서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논의가 무르익었을 때 가능한….]
정치권이 이렇게 서로에게, 또 국민에게 결정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 월요일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갖습니다.
[문 대통령: 제 전임자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가슴도 아프고 부담도….]
이번엔 그때보다 진일보한 입장을 들을 수 있을까.
국민 통합을 말하면서 국민 분열시키는 정치권처럼, 국민을 이유로 모호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야 합니다.
된다면 왜? 안된다면 또 왜?
대통령의 분명한 메시지만이 다음 논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97년 12월 22일 오전.
특별사면으로 풀려나 집으로 돌아온 두 전직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대한민국이 대한민국에게 묻고 있습니다.
이 역사가 다시 반복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앵커 포커스였습니다.
[정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