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힘든 건 어른들만이 아니죠.
학교도 자주 가지 못해 선생님도,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고, 외부 활동마저 제한된 아이들도 우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동 우울증은 미리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신준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2학년 나율이.
띄엄띄엄하는 등교에다 학교에서도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해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했습니다.
이야기를 털어놓을 곳은 엄마와 언니뿐입니다.
[이나율 / 초등학교 2학년 : (학교에서) 얘기도 못 하게 하고 놀지도 못하고, 같이 있는 것도 못하게 해요. 학교 끝나고 원래 많이 노는데 집에만 바로 와야 해서 심심하고 재미가 없어요.]
야외 운동을 즐기는 나율이 자매이지만, 요즘은 집 앞 공터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게 고작.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쩍 짜증도 늘었습니다.
[김은영 / 경기 고양시 일산동 : 짜증도 하나 없던 애들이 짜증을 부린다거나 걱정되죠. 안 보이던 모습들이 많이 보이니까. 아이들이 스스로 뭘 해야 할지도 모르고, 스스로 잘하던 것까지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3학년 수아는 종종 우울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지난달 학교 가는 날이 늘면서 활기를 찾나 싶었는데, 다시 2단계로 올라가자 얼굴빛이 어두워졌습니다.
[박수아 / 초등학교 3학년 : 매일 안가니까 좀 더 우울해졌어요. 너무 할 게 없거나 e 학습터 하기 싫어서 그럴 때도 있고, 그냥 저절로 짜증이 났어요.]
[최다정 / 서울 목동 : 아침에 일어나면 우울해 하고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해서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번 주에 이틀로 등교 일수가 줄었고, 다음 주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이렇게 우울감을 호소하는 아이들은 한둘이 아닙니다.
초중고 학생 8백여 명에게 코로나19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10명 가운데 7명이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화재나 가스 폭발 등 다른 사회적 재난에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