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 속에, 의사들이 내놓는 잇따른 '실언'도 논란입니다. 취재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나현 기자, 먼저 "반에서 2~30등 하는 의사를 국민들이 원치 않는다" 이런 취지의 발언이 나왔는데 누가 한 겁니까?
[기자]
이틀 전,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한 방송사 토론에서 한 말인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이동욱/경기도의사회장 (지난 20일 / MBC '100분 토론') :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사람을 뽑아서 거기서 또 의무근무를 시킵니다. 그 의사한테 진료를 누가 받기를 원하겠습니까.]
[앵커]
어떤 맥락에서 나온 말이죠?
[기자]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면 안된다는 취지로 꺼낸 이야기인데요.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생을 그 지역 의대에 일정 비율 의무로 뽑는 제도입니다.
[앵커]
지역 출신 의사들을 폄하하는 발언이잖아요.
[기자]
이 회장은 병원을 '맛집'으로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지역 출신 의사가 많아지는걸, 맛없는 빵이 많아진다고도 했습니다.
[이동욱/경기도의사회장 (지난 20일 / MBC '100분 토론') : 최상의 맛집을 가고 싶어 하는 거예요.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의료이용행태 이런 부분을 무시하고 그냥 산술적으로 양만 때워서 맛없는 빵을 만들어서 사회주의에서 배급하듯이 이렇게 하면…]
[앵커]
맥락을 보면 더욱 부적절하게 들리는데, 숫자만 놓고 따지면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해 전국 고등학교 수가 2379개입니다.
정말 기계적으로, 전교 3등까지 다 의대를 간다는 가정을 해도 7000명이 넘죠.
정부가 2000명 늘리면 한 해 5058명이 의대에 갈 수 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이런 인식 자체가 잘못이잖아요.
[기자]
어떤 학생을 선발하느냐보다 뽑은 학생을 어떻게 제대로 교육시키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일이고요.
특히 지역 학생은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환자를 돌보는 능력이 떨어질거라는 이 회장의 인식 자체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남은경/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국장 : 성적이 그 학생의 모든 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교육에 임할 수 있는 자세나 태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엘리트주의적인 특권 의식이 가득한 그런 발언 같습니다.]
[앵커]
또 어제 뉴스룸에 출연한 주수호 비대위 홍보위원장이 의사를 수입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가능한 말입니까.
[기자]
어제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주수호/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어제 / JTBC '뉴스룸') : 소아청소년과로 돌아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이고. 당장 의사가 부족하니까 그럴 때는 정부에서 외국 의사를 수입하는 한이 있더라도 빨리 맞추라는 겁니다.]
우선 정부는 검토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고요, 의료계에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그리고 지난해엔, 일부 의사단체가 헝가리 등 다른 나라에서 의사면허를 따온 우리 국민에 대해서도 의사국가시험 응시자격을 제한하라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적이 있었습니다.
수련과 전공 선택의 기회를 침해당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를 수입한다? 현실성이 없어 보입니다.
[앵커]
오늘도 의협 간부들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죠.
[기자]
네. 브리핑에서 지인이 보내줬다며 언급한 발언인데요. 들어보겠습니다.
[주수호/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 매 맞는 아내가 자식들 때문에 가출 못할 거라고 자식 볼모로 폭력 행사하는 남편과 무엇이 다릅니까.]
[앵커]
환자들이 자식이고 의사들이 '매맞는 아내' 라는 건가요?
[기자]
환자를 볼모로 삼는 건 의사가 아니라 정부라며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미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이탈해 환자들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인데다, 가정폭력 피해자인 여성들의 현실을 부적절하게 인용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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