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체포된 핵심 피의자 박 모 씨는 지능적으로 추적을 따돌리면서 3년 넘게 범행을 이어왔습니다.
끈질긴 추적 끝에 박 씨가 요구한 '속옷'을 미끼로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남효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온라인을 이용해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성 착취한 n번방 사건을 파헤친 '추적단 불꽃'의 일원 원은지 씨.
현재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에서 활동 중인 원 씨를 재작년 여름 서울대 피해자들이 찾았습니다.
관련 자료를 전달받은 원 씨는 추적 끝에 가해자 박 씨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자신은 '음란물을 좋아하는 30대 남성'이라며 박 씨에게 접근했습니다.
[원은지/추적단 불꽃 '단']
"합성된 사진들을 저한테 계속 보내면서 '누가 제일 좋았는지 말해줘. 다음에는 누구 사진을 더 줄게'"
박 씨를 잡기 위해 끈질기게 대화를 이어가길 2년.
신원을 알아내기 위한 어떤 질문도, IP 추적을 위한 각종 기술적인 방법도 박 씨는 모두 피해갔습니다.
고심 끝에 과거 딱 한 번 대화를 나눴던 별도의 계정으로 접근해, 가까스로 박 씨와 다시 연락이 닿았습니다.
하지만 박 씨의 태도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원 씨가 일방적으로 음란물을 받기만 하고 공유를 하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원은지/추적단 불꽃 '단']
"강력한 뭔가 한방이 필요해서 제가 그때 '미모의 아내를 둔 30대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가상의) 아내를 주제로 대화를 좀 이어가 보려고…"
반응을 보인 박 씨는 다시 조작된 음란물들을 보내오며 '가상 아내'의 속옷을 요구했습니다.
[원은지/추적단 불꽃 '단']
"그 사람이 '우리는 2년 동안 대화하면서 서울대 피해자 X들을 많이 능욕했으니까 의미 있게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나자'라고 먼저 제안을 하더라고요."
원 씨와 경찰은 가해자가 별도의 전달책을 쓸 것을 우려해, 두 차례에 걸쳐 속옷 전달을 진행하며 신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3일.
세 번째 전달에서도 같은 사람이 나오자 현장을 덮치면서, 수년간 이어져 온 박 씨의 성범죄도 막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남효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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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정 기자(hjhj@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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