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납품 가격을 두고 1년 8개월 동안 갈등을 빚은 CJ제일제당과 쿠팡이 다시 거래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국내로 진출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두 기업이 다시 손을 잡은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22년 11월, CJ제일제당이 쿠팡의 납품 단가 인하 요구가 과도하다며 거절하자, 쿠팡은 햇반 비비고 등 CJ 제품 발주를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른바 '햇반전쟁'으로 불렸던 양사 간 갈등의 골은 이후 더 깊어져, 쿠팡은 빈자리를 다른 제품들로 채웠고, CJ는 네이버, 11번가 등과 거래하며 이른바 '반쿠팡연합'을 구축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팽팽한 대치전, 그런데 양사는 1년 8개월 만에 직거래를 전격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비비고 만두류를 시작으로 로켓배송 구입이 가능하고, 햇반, 스팸 등은 빠르면 다음 주부터 가능합니다.
분위기가 급반전한 건 올초 본격화된 위협적인 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시장 진출 여파입니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적자 전환했는데, 알리 테무 영향이 컸습니다.
알리·테무의 국내 이용자 수를 합치면 쿠팡의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신선, 가공식품으로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하자, 소비자가 선호하는 식품 브랜드가 아쉬웠습니다.
해외 매출은 늘었지만, 국내 매출은 감소세였던 CJ제일제당으로서는 거대 이커머스 판로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이커머스, 식품 1위 기업끼리 싸워봤자 손해라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서용구 교수/숙명여대 경영학과 : (알리·테무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고 진출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계속 시장을 차이나 커머스가 잠식할 수밖에 없기에 (쿠팡이) 위협을 느낀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최근 티메프 사태에서 보듯 이커머스 시장에서 거대 플랫폼의 지배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최은진, 디자인 : 김민영·홍지월·장예은)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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