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한 안에 꼭 집을 지어주겠다고 건설사 대신 부동산 신탁사가 약속하는 책임준공형 신탁이라는 게 있습니다. 최근 건설경기가 나빠지자, 이런 약속을 한 아파트마저 공사가 멈추면서 입주민들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6월 분양을 시작한 부산 기장의 219세대 아파트입니다.
지난해 8월 준공 예정이었는데, 시공사가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입주가 4차례나 연기됐습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입니다.
이렇게 자재들이 잔뜩 쌓여있고 공사는 완전히 중단된 상태입니다.
예비 입주자들은 1년 넘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A 씨/예비 입주자 : 신혼부부 대출 기간 안에 입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하게 됐는데 이제 (신혼부부 대출도) 안 된다고…. 너무 막막해요.]
계약 해지도 쉽지는 않습니다.
[허희두/예비 입주자 : (재분양 절차 등이 끝나고) 돈이 다 들어와야 중도금 상환을 해줄 수 있다고 하는데 (재분양이)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고….]
이 건설 현장은 '책임준공 신탁' 계약을 맺은 사업장인데 시공사와 분쟁을 겪고 있는 신탁사는 입주 시점을 다시 내년으로 연기했습니다.
[강진묵/예비입주자 : (기한 내에) 무조건 지어준다 신탁이, 이건 안심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신탁사가 준공 기한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이 따르는 책임준공형 신탁은 수수료가 높아 신탁사들이 경쟁적으로 수주해 왔습니다.
부동산 활황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건설경기 악화로 시공사들이 흔들리자 그 불씨가 신탁업계로 옮겨 붙기 시작한 겁니다.
사업장 4곳 중 1곳이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유선종/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던 거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런 상황에 내몰리게 된 거죠. 신탁사도 부실화될 수 있는 상황에 빠지게 돼 소송도 벌어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14개 부동산 신탁사의 PF 잔액만 24조 원에 달하는데, 올해 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사업장이 많아 부실이 한꺼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신세은, VJ : 김건, 디자인 : 강경림·장성범)
하정연 기자 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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