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중은행들이 연이어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가계 빚을 줄여보려는 정부에 발을 맞추는 모양새인데, 막상, 은행들은 웃고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김덕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6월 인천 서구에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30대 남성 A 씨.
최근 금리가 낮은 대환 대출을 알아보다가 신청을 포기했습니다.
[A 씨 : 주담대 금리를 낮추려고 계속 찾아봤는데 일주일 지나니까 3.5%로 금리가 계속 올라서 그냥 이제 대환 안 해야겠다, 2023년도에 가입한 상품보다 낫다고 느껴지는 상품이 아예 없어서….]
은행권에서 지난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연이어 인상한 영향입니다.
주담대 기준금리는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고정형과 변동형 모두 내림세지만, 대출 증가 흐름을 꺾으려는 정부 기조에 맞춰 가산 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올리는 겁니다.
지난달부터 5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금리 인상을 결정한 건 모두 21차례.
금리 하단은 한 달 전보다 0.3%p 올랐습니다.
반면, 예금 금리는 떨어지는 은행채 금리를 반영해 연이어 낮추고 있습니다.
예금 금리는 시장 상황을 따르지만, 대출금리는 인위적인 조정을 거치고 있는 셈인데, 그 결과 예대 금리 차가 커지고 은행 몫 이자 수익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권 가계대출이 이달 들어 2주 만에 4조 원 넘게 늘어나면서 총량 관리가 시급해진 이유지만, 상환 능력을 중심으로 한 빚 구조 개선 없이는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홍기훈/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 주담대만 찍어서 올리게 하려는 거잖아요. 풍선효과라고 어디서 부작용이 나타날지 아무도 모르는 건데, 근시안적인 정책이 될 수 있어서….]
5대 은행의 상반기 이자 이익은 21조 원을 넘긴 가운데, 소상공인 지원, 중도 상환 수수료 면제 등 상생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김덕현 기자 d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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