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119에 전화하면 연결되는 구급상황관리센터에는 대원들 말고도 구급지도 의사라는 응급의학 전문의가 근무하는데요, 긴박한 순간 구급대원에게 응급 처치 방법을 조언하고 병원 선정을 도와주는 이들이 최근 응급의료 대란에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공윤선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울산의 응급의학 전문의인 A 씨.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8년째 '구급지도 의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가 맡고 있는 지역은 울산 외에도 부산과 경남까지, 인구 수만 760여만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해당 센터의 구급지도 의사는 하루에 고작 2명, 주간과 야간을 나눠 밀려드는 구급대의 문의 전화에 혼자 답해야 합니다.
전국 9곳의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중 수도권 말고는 사정이 대개 열악합니다.
[A 씨/구급지도 의사]
"혼자다 보니까 의료 지도가 끝날 때까지는 다른 의료 지도는 받을 수가 없는데 그중에는 정말 분초를 다투는 심정지 환자의 의료 지도 건도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의료 공백 사태 이후엔 문의가 늘었습니다.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응급실이 늘면서 센터에 "병원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2배 이상 증가한 데다, 환자 중증도를 판단해 달라는 구급대의 요청도 밀려듭니다.
[A 씨/구급지도 의사]
"(전화가) 30~40% 늘어난 느낌입니다. 중증도 분류가 좀 애매하거나, 어떤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서도 좀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문의도 늘어나고‥"
더욱이 최근 본업인 응급실 근무의 부담이 커지면서 부업인 구급지도 의사로 일하려는 전문의들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10년 넘게 제자리인 주·야간 수당도 문제입니다.
응급실 수가를 대폭 올리고 의사를 뽑으면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등 쏟아지는 대책들이 공허하다는 지적입니다.
[소병훈/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재 응급의료 현장 일선에서 사투 중인 인력에 대해 소홀히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굉장히 모순적이다‥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봐야 될 것입니다."
소방청은 긴급 회의를 열고 구급지도 의사들의 업무량 분담 등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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