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감전 사고를 당한 20대 청년 노동자가 1시간 넘게 방치됐다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문제의 현장은 최신 기술을 갖춘 CCTV 덕분에 안전하다고 자랑한 곳이었는데, 정작 사고가 났을 때 CCTV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김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입니다.
23살 건설 노동자 김기현 씨가 갑자기 감전돼 쓰러집니다.
CCTV는 갑자기 김씨를 확대하더니 다른 방향으로 휙 돌아갔다가 다시 돌아옵니다.
이렇게 방치됐던 김씨는 결국 숨졌습니다.
1년 반 전 아파트 시공사가 내보낸 홍보자료입니다.
CCTV가 360도를 비추며 감독한다고 강조합니다.
'공사현장과 본사에서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안전관리를 빈틈없이 한다'고 홍보합니다.
두 달 전인 7월에는 국토부와 고용노동부 장관이 바로 이 현장을 찾아 폭우로 인한 안전사고를 대비하고 있는지 합동점검도 했습니다.
시공사는 이 자리에서도 CCTV를 신기술로 소개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 (시공사가) 선제적으로 '우리는 이런 안전활동도 하고 있다'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쪽(시공사)에서 본인들이 잘하고 있는 거라고 얘기하면서 두 분 장관에게 설명했어요.]
어떤 점검을 했는지 물었지만 두 부처 모두 "현장을 둘러봤다" "당부 메시지를 전달했다"고만 했습니다.
[박정/더불어민주당 의원 : 안전장치에 사람은 어떻게 배치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점검하진 않고 감탄만 하고 온 자리에서 한 달 만에 사고가 난 것입니다.]
안전한 신기술이라고 자랑한 CCTV가 무용지물이 된 사이 젊은 청년이 숨졌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나도록 정확한 사고원인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지윤 기자 , 이동현, 김대호,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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