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력한 보안성의 텔레그램, 각종범죄들이 자행되는 현실은 충격적입니다.
살인이나 고문의 순간 등이 담긴 잔혹 영상물, 이른바 '스너프 필름'이 유통되고, 불법 무기 거래 정황이 담긴 대화방도 확인됐습니다.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만 5천여 명의 이용자가 가입한 한 텔레그램 대화방.
"교육 목적으로 동영상을 올린다", "어떠한 폭력적 의도도 없다"고 소개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입니다.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살인을 직접 하는 걸 찍어서 셀카 모드로 찍거나 아니면 CCTV 영상인데, CCTV의 화질이 좋든 안 좋든 확실하게 이 사람이 사망을 했다고 판단이 될 수 있는 (영상을 올려요)"
중국이나 남미 등 외국에서 촬영된 것이지만, 살인과 고문 장면 등이 담긴 '스너프' 영상은 모자이크 없는 원본 형태로 버젓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잔혹한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이어지는 환호.
[김 모 씨/텔레그램 이용자]
"'웃기다, 재미있다, 공유하겠다'며 웃어요. 분명히 이 사람이 죽었다는 게 확실한데 고인 모독 발언을 한다거나…"
과거엔 '다크웹'에 들어가 가상화폐 등으로 상당한 비용을 치러야 어렵게 얻을 수 있던 영상물이 이제는 텔레그램에서 무료로, 검열도 없이 퍼지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이런 '스너프' 영상을 제작하거나 범죄 의도를 갖고 유포할 경우를 제외하고, 단순 시청·소지로는 처벌이 어렵습니다.
딥페이크 성착취물과 유사한 법적 허점이 있는 겁니다.
또 다른 대화방, 여기선 불법 무기 거래 정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재고로 M16, 장미칼 등이 남았다”는 언급과 함께, “K2C1 소총이 있냐”고 묻는 사람에겐, "계좌번호를 드리겠다, 배송까지 가능하다"고 답합니다.
“실탄 30발에 240만 원”이라며 구체적인 가격도 제시됩니다.
이후 돈거래는 개인 채널을 통해 은밀히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는 4개월간 1만 6천여 개의 텔레그램 채널을 분석해, 불법 무기 거래가 이뤄지는 텔레그램 대화방 20여 개를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앞선 대화 내용처럼 국내에서도 실제로 무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지, 단순 장난인지 등에 대해서는 실태 조사나 입건 전 조사 등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
'수사가 어렵다'는 핑계로 방치한 사이, 텔레그램은 점점 더 손을 쓸 수 없는 무법천지, 범죄 놀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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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현 기자(joj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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