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명절 덕담 대신 '아프거나 다치면 안 된다'는 말을 건네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응급실 등 병원 상황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으면 걱정이 더 크죠.
정부가 비상 계획을 준비했다고는 하지만, 현장에선 불안을 숨기지 못합니다.
유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의정부의 한 어린이병원.
문 연 지 한 시간도 안 돼 대기실이 환자들로 꽉 찼습니다.
[이엄녀/아기 환자 할머니]
"119 구급대원이 전화해서 아기가 지금 열이 39도 돼서 성모병원(상급종합병원) 가려고 한다고 하니까‥환자들도 많고 이제는 마감해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입원 병상도 모두 찬 상황.
예전 명절 땐 저녁 6시까지만 진료했지만 이번 연휴엔 밤 9시까지 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최용재/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아기들이 갈 수 있는 응급실이라든가 이런 데가 점점 축소되고 있어요. (응급실에서) 환자를 본다고 하더라도 배후 진료나 치료 종결이 안 되니까 그 아이를 자기들이 보고 다른 데 또 보내야 되는‥"
하지만 진료를 해도 MRI, CT 같은 정밀 검사나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 결국 상급병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소아 응급 환자 대응에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전국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10곳이 연휴에도 24시간 운영한다고 설명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습니다.
지난 주말 고열과 구토, 복통으로 병원을 찾던 4살 아이.
보호자가 119 구급대와 소아응급센터 등 병원 14곳에 전화했지만 1시간 넘게 발만 굴러야 했습니다.
['장 중첩' 4살 아이 어머니 (음성변조)]
"'병원을 못 찾아서 애가 죽나' 이 생각이 들었죠. 언제 아플지 모르는데 '응급실에 내가 갈 수 있을까' 이거를 고민한단 자체가 조금 약간 코미디인‥"
결국 장이 한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장 중첩'을 진단받은 건 42km 떨어진 대학병원이었습니다.
정부는 연휴 기간 포털 검색이나 지도 앱, 129 또는 119 전화를 통해 근처 문 연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나 문을 열어도 치료할 의사가 부족할 거란 우려는 여전합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번 연휴 응급진료를 못 받는 환자가 하루 평균 1만 명에 달할 걸로 전망했습니다.
MBC뉴스 유서영입니다.
영상취재 : 윤병순 / 영상편집 :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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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윤병순 / 영상편집 : 김민상
유서영 기자(rsy@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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