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하천이나 호수에 녹조가 발생할 때, 정부는 녹조를 걷어내는 제거선을 투입합니다.
이렇게 걷어낸 녹조에서 찌꺼기를 분리하고, 물은 다시 흘려보내는데요.
이때 녹조 독소가 다시 강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사실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차현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초록빛으로 물든 수면에 녹조제거선이 투입됐습니다.
배가 지나간 흔적을 따라 녹색빛이 옅어지며 물길이 생깁니다.
녹조를 수거하고 있는 겁니다.
수거된 녹조는 어떻게 처리될까?
망을 통해 물과 녹조 찌꺼기를 분리한 뒤 찌꺼기는 소각 혹은 매립하고, 물은 다시 강으로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이 흘려보낸 물 일부에서 대표적인 녹조 독소인 맹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환경단체가 지난달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에서 녹조 찌꺼기와 분리돼 방류된 물을 사전 입수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 환경보호청 물놀이 금지 가이드라인의 50배가 넘는 400ppb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겁니다.
[안숙희/환경운동연합 활동가]
"기껏 애써서 녹조와 강물을 육상으로 가지고 와서는‥오히려 녹조 독소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녹조 독소를 키우는 그런 역설적인‥"
녹조제거선이 큰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는 전국 주요 하천의 녹조가 심한 지점에 총 28대의 녹조제거선을 배치했습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배 한 대는 초당 0.055톤의 녹조를 수거합니다.
많게는 초당 수백 톤에 달하는 하천의 유량을 고려하면 별 실효성이 없다는 겁니다.
[이용우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4대강보 철거 등 녹조 제거를 위한 근본적 처방을 하지 않고 물에 둥둥 뜬 녹조 제거만을 하겠다는 '땜질식 처방' 때문에 발생한 문제‥"
환경부는 "녹조와 분리된 물에 대해선 별도 처리 규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의 분석은 정부가 정한 방법을 따르지 않았으며, 지난달 초 다른 지점에서 분리 처리된 물에선 기준치 아래의 독소만 검출됐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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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배우진
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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