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에는 번역의 힘도 한몫했습니다. 독학으로 한글을 깨우친 데보라 스미스 씨는 소설 '채식주의자'의 번역과 홍보까지 도맡아 화제가 됐는데, 우리 글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간결하면서도 세련되게 번역해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K팝이나 K드라마의 인기도 이번 쾌거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입니다.
계속해서 이정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작가 한강 작품을 도맡아 영문으로 번역한 영국인 데보라 스미스. 2010년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했습니다.
데보라 스미스 / 한강 작품 번역가 (2016년 맨부커상 수상 당시)
"한강 작가의 작품을 번역한 특권은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는 것을 넘어, 원문의 분위기를 섬세한 언어로 살려냈습니다.
'햇빛을 향해 온몸을 열고 있었다'는 문장을 '태양의 포옹'이라는 시적 표현으로 의역해 주인공의 감정을 독자들에게 더 생생하게 전달하는 식입니다.
간혹 오역 논란도 있었지만, 한 작가는 "내 고유의 톤을 포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승원 작가 / 한강 작가 부친
"우리 딸은 문장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퍼요. 그 슬픈 문장을 어떻게 외국어로 번역하느냐에 따라 수상 여부가 결정될 텐데…."
노래와 드라마, 영화 등 'K컬쳐'의 약진도 쾌거의 밑거름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재근 / 대중문화 평론가
"(한국 문학이)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는데 K팝이라든지 K문화가 높이 평가받게 되고 서구인들의 관심사가 되다 보니까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지게 된 것…"
한강의 작품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피에르 비지우도 "K팝, K드라마에 이어 K문학의 시대가 올 거라는 예상이 현실이 됐다"며 기뻐했습니다.
TV조선 이정연입니다
이정연 기자(viva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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