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석원 앵커, 조수현 앵커
■ 출연 : 박원갑 KB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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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집값 상승폭이 꺾이는 추세인데요.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신고가가 속출하는 등 양극화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디딤돌 대출한도 축소에 실수요자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는데요. 특히 수도권 입주예정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소식, 박원갑 KB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름폭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집값이 서울이 계속 오르고 있기는 한데 오르는 상승폭은 줄어든 것 같아요?
[박원갑]
맞습니다. 그러니까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요. 지난 8, 9월에 많을 때는 주간 단위로 서울에서 0.2%까지 올랐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게 낮아져서 지난주에는 0.08% 정도 상승률이 둔화됐다, 이렇게 보면 되고요. 매매나 전세나 다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규제가 심해지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이렇게 분석을 해 보겠습니다.
[앵커]
거래량도 감소를 하고 있는 상황이죠. 지금 집값 상승폭이 줄기는 했습니다마는 매매는 물론이고 전세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서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죠?
[박원갑]
침체장이라기보다는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거든요. 그 근거는 두 가지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거예요. 지난 7월이 올 들어 거래량이 피크였는데 그때 당시에 9000건을 넘어섰거든요. 서울 2006년부터 역대 평균 거래량이 한 6000건 정도 됩니다. 그런데 9000건이 됐다는 건 약간 영끌 매수 수요가 폭발했다, 이렇게 보면 되죠. 그런데 9월 통계가 나왔는데 이게 3000건이 안 됩니다. 3분의 1 토막 났다. 이것은 결국은 수요자들의 심리를 보여주는 거거든요. 거래량은 대부분 수요자들이 집을 살 의사가 있느냐, 실제로 행동을 하느냐를 보여주는 가장 정확한 바로미터입니다.
흔히 가격보다 거래량이 먼저 움직인다, 이런 얘기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 이 거래량이 시장의 풍항계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시장의 지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부동산원에 나오는 지표는 아까 0.08% 상승했다는 것은 이건 샘플 통계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실거래가지수도 있거든요. 이게 장바닥 시세하고 비슷한데 실거래가지수 가운데서도 잠정지수라는 게 있습니다. 이게 9월 잠정지수까지 나왔거든요. 이게 서울은 마이너스 0.47%로 이미 하락세로 접어들었습니다.
0.01, 0.02 이 정도로 약간 약보합인 상황에서는 방향을 틀 수는 있는데 마이너스 0.47% 정도가 되면 방향성을 틀기가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아마 작년하고 올해하고 약간 비슷한데, 이미 조정 국면으로 진입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작년에는 9월이 피크였습니다. 그래서 3개월 정도 가파르게 조정을 받았습니다. 9월까지 한 13% 오르다가 3% 연말까지 3개월 동안 떨어졌거든요. 그러면 올해는 어떻게 될 것이냐. 작년하고 너무 데자뷔잖아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작년보다 심한 조정은 받지 않을 거다. 그 근거는 세 가지인데요.
일단 채권시장이 안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금리인하 국면이잖아요. 두 번째로는 작년보다 올해 공급 불안에 대한 인식들이 좀 더 강한 것 같고요. 그리고 소비자들의 심리도 볼 수 있는데 한국은행에서 주택가격 전망 CSI라고 발표를 합니다. 1년 내 집값이 오를 거냐 내릴 거냐를 보는 건데. 이게 100이 넘으면 오른다고 보는 건데 이번 10월달에 이게 116입니다. 그런데 작년에는 108이었거든요. 그때보다 약간 기대감이 있기는 한데 워낙 대출규제라는 무거운 어떻게 보면 짓누름이 있기 때문에 아마 좀 조정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방 같은 경우는 오히려 집값이 싸잖아요. 그래서 대출규제보다는 금리인하 효과가 좀 더 크기 때문에 조금 더 바닥을 다지는 양상으로 봐야 되지 않을까. 실제로 9월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잠정지수가 지방은 플러스가 났습니다.
[앵커]
대출규제를 조금씩 눌러놓으려고 하고 있는데 강남에는 그 영향이 좀 없나 봐요, 신고가가 나오는 것을 보니까요. 양극화가 심해지네요.
[박원갑]
그건 전체 흐름으로 보면 같이 간다고 보면 되는데요. 실제로 보면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상승률을 보면 강남이나 서초 이런 데는 보면 0.18, 0.14 이 정도거든요. 그런데 금천구나 노원구 쪽은 상승률이 미미하다, 이렇게 보면 되고요. 그런데 이거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보셔야 돼요. 첫 번째로는 지금의 주택 수요가 주로 갭투자 수요라든지 혹은 2030 세대들이 움직인다기보다는 정주공간, 어떻게 보면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 그리고 30, 40대가 주도하다 보니까 과거와는 조금은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조정기 때 흔히 말한 부동산에서 얘기하는 게 저수지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저수지에 물 빠질 때 어디부터 빠져요? 주로 가장자리부터 빠집니다. 그러니까 외곽부터 먼저 조정받는다는 어떤 주택시장의 특성들도 조금은 반영돼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되는데.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나홀로 상승이라는 것은 없습니다. 영원한 나홀로 상승은 없다. 다만 조금 덜 떨어질 뿐이다, 이렇게 지금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주택거래를 주도하는 연령대가 30대에서 40대로 바뀌었다고 하는데요. 7월부터 40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해서 점점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라고요?
[박원갑]
맞습니다. 이 역시 대출규제의 영향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9월에 전국 아파트 거래량을 보니까 40대가 26.9%로 6개월 만에 30대를 추월했어요. 서울은 말씀하신 것처럼 이미 7월부터 40대 거래량이 많았고요. 그건 일단 대출규제를 하니까 30대들은 목돈이 없잖아요. 그리고 갭투자를 하기도 어렵고. 결과적으로는 여윳돈이 있는 40대, 50대, 60대들이 시장 진출에 좀 더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이 결과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아마 이런 추세라면 제 생각에는 30대가 또 40대를 역전하기는 좀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악성 미분양 사태는 왜 증가하고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새 집인데 빈집인 거죠? 안 들어오는 건데 왜 그런 겁니까?
[박원갑]
결국 말씀하신 것처럼 불 꺼진 아파트인데요. 실제로 국토교통부 9월 통계를 보면 준공 후 미분양, 악성 미분양이 1만 7000가구 정도가 되는데 한 달 새에 5% 가까이 늘어났죠. 왜 그랬느냐, 제 생각에는 옛날에 미분양으로 남아 있던 게 있잖아요. 미분양은 줄고 있거든요.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돼요? 입주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결국 불 꺼진 아파트가 돼버린 양상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 결과적으로 아마 건설업체들이 서울, 수도권은 주로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 말하자면 건축비가 많이 올랐잖아요.
이걸 분양가에 떠넘길 수 있었는데, 지방은 떠넘기니까 고스란히 미분양이 되어 버리고 그게 시간이 지나니까 결국은 악성 미분양이 되는 그런 구조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실제로 보면 수도권도 약간 늘기는 했지만 지방에서 좀 확실히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디딤돌대출 관련 소식도 짚어보겠습니다. 정부가 잠정 유예를 발표했다가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디딤돌 대출 한도를 축소한다고 밝혔는데요. 당장 수도권 입주 예정자들의 혼란도 클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갑]
제 생각에는 강남 같은 경우는 집값이 비싸잖아요. 결국은 수도권이나 서울 외곽에 내 집을 장만하시려는 분들이 애로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고요. 왜냐하면 디딤돌대출이 금액이 제한이 있습니다. 일반 대출은 5억이고요. 그다음에 신혼부부 대출은 6억이고 신생아특례대출 있잖아요. 이거는 9억입니다. 그런데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2억이잖아요. 그래서 서울 중심부보다는 외곽 쪽에 사시는 분들, 혹은 집을 사시려는 분들이 조금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이렇게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디딤돌대출은 축소하고 신생아 특례대출 문턱은 조금 낮추겠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이게 어떻게 보면 같은 정책의 기조로 가야 하는데 어떤 건 낮추고 어떤 건 조이고, 이런 것들이 혼란을 야기하는 것 같거든요.
[박원갑]
그렇죠. 가계대출 연착륙하고 저출생 극복이라는 두 가지 국가적 과제에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둘 것인가 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지금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0.72명. 이거 국가 존망과 관련돼 있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어떻게 보면 국가 정책을 펼 때 부정적인 것과 긍정적인 게 상존할 수밖에 없잖아요. 결국 선택인데, 제 생각에는 다른 걸 줄이더라도 신생아특례대출, 특히 출생 장려 쪽은 이건 놓치지 말아야 된다, 그런 생각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앵커]
전세보증제도도 정부 부처하고 지금 금융당국 간 엇박자가 노출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에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해 주는 주택도시보증공사죠. 허그가 자본확충을 위한 채권 발행에 나섰는데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이 일정이 중단됐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분석해야 될까요?
[박원갑]
일단은 일시적 중단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한 7000억 정도의 신종 자본증권을 허그가 발행을 하려고 했는데 자본 확충에 제동이 걸린 겁니다. 그런데 깡통전세가 그동안 많이 생겼잖아요. 재무구조가 악화됐는데 이 마당에 그러면 계속해서 이걸 발행할 수 있겠느냐. 작년에 허그가 4조 원 정도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거든요. 그리고 금리도 조금 높지 않느냐. 금리가 지금 4.1% 정도를 제시할 예정인데 그러면 공기업인 허그가 이 정도로 금리를 발행하면 다른 보험사들은 더 높게 금리를 제시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러면 채권시장의 구축효과라고 해서 시장 금리가 높아지는 그런 측면들도 있다. 이래서 이번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이번에 확충을 안 하면 결국은 내년 전세보증금 반환보험 그거 돌려줘야 될 거 아니에요? 거기에 제동이 걸리기 때문에 아마 금융당국하고 국토부하고 원만한 합의책을 찾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 부동산 시장에 눈에 띄는 부분이 오피스텔 시장이 꿈틀댄다고 하던데 이건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박원갑]
이건 두 가지 원인인데요. 하나는 아파트값이 오르잖아요. 그러면 집 없는 서민 입장에서는 아파트는 비싸니까 결국은 대체 수요로 오피스텔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보고요. 실제로 그래서 올 들어서 8월까지 서울에서 오피스텔 거래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 한 17% 정도 늘어났습니다. 최근에 또 금리가 낮아졌잖아요. 그러면 은퇴하신 분들은 오피스텔을 사서 월세받을 생각을 하잖아요. 그러면 이런 수익형 부동산은 시중 금리와 금리 비교를 통해서 투자 여부를 결정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최근에 수익률이 약간 늘어났습니다. KB 시세를 보면 서울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이 한 3.31% 정도가 돼요. 예금보다 조금 낫잖아요. 이러다 보니까 수요가 약간 어떻게 보면 유입이 됐다,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오피스텔 투자 시에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박원갑]
최근에 오피스텔에 대해서 여러 가지 혜택이 도입됐는데요. 2027년 말까지 전용면적 60제곱미터 이하 소형 신축 오피스텔을 사면 취득세라든지 양도세, 종부세 이런 것을 깎아줘요. 그런 메리트는 있기는 한데 제 생각에는 오피스텔 분양을 받거나 한 분들 보면 가격이 잘 안 올라요. 그래서 좀 앞으로 금리가 낮아지면 수익률은 조금 더 개선되겠지만 그렇게 높은 기대치보다는 조금 낮출 필요가 있고요. 그리고 또 나중에 못 팔 수 있습니다. 환금성,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체크를 하고 접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원갑 KB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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