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외국 여행이 어려웠던 코로나 시기에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연장해 줬습니다. 그때 기한을 늘려줬던 마일리지가 올해로 끝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마일리지로 좌석 예약이 쉽지 않고 쓸데도 마땅치 않아서 소비자들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최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올해를 끝으로 마일리지가 없어질 거란 연락을 받았습니다.
1만 6천500여 마일, 국내선 비즈니스 좌석을 왕복 이용하고도 남는 마일인데, 급히 알아본 마일리지 좌석은 사실상 예약이 불가능했습니다.
[이 모 씨 : 제주도를 가볼까 생각했는데…. 괜찮은 주말이 껴 있는 거는 다 표가 없더라고요.]
마일리지로 물건을 사는 항공사 쇼핑몰을 찾아봤지만 거의 매진입니다.
[이 모 씨 : 다 매진이에요. 매진, 매진, 매진. 돈 주고 사긴 아까워도 사고 싶은 거 사면 애들한테도 연말 선물도 줄 수 있어서 활용해 볼까 했는데….]
연말 마일리지 소멸 대란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지만 올해 유독 불만이 많은 건, 코로나 때 항공사들이 유효기간을 연장해준 만기가 올해 집중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연내 결론이 도출될 걸로 보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을 앞두고, 합병 뒤 아시아나 마일리지 가치를 얼마나 쳐줄지 불확실해 미리 소진하려는 수요가 더 몰렸습니다.
[항공업계 관계자 : 유예를 했어요. 계속. 유효기간이 돌아왔음에도. 근데 비행편이 안 떴잖아요, 그 당시에는. 마일리지는 계속 있으시잖아요. 그게 쌓이고, 쌓이고 쌓인 거죠.]
웬만해선 쓰기 어렵다 보니 양대 국적 항공사의 미사용 마일리지는 무려 3조 5천130억 원어치에 달하는 걸로 추정됩니다.
항공사들은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는 마일리지 소진에 비상인데, 대한항공은 다음 달 말 전 좌석을 마일리지 승객으로 채운 국내선 특별편을 6차례 띄우기로 했습니다.
편도 승객 기준 840명 정도가 혜택을 보는 마일리지 전용기로는 고객 잔여 마일리지를 다 처리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 사용처를 세분화해 더 확대하고 마일리지 좌석 비중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디자인 : 최진회, VJ : 김 건)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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