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얼마 전까지 들끓던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거래가 끊기면서 서울은 아파트 매물만 9만 건 넘게 쌓였고, 분양가보다도 수천만 원을 깎아 파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까지 등장했습니다.
박철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내년 입주를 앞둔 서울 강북구의 대규모 역세권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난 2022년 분양 당시 80제곱미터 아파트 분양가는 약 10억 5천만 원, 계약금만 낸 뒤 입주할 때 잔금을 치르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옵션을 뺀 분양권 호가는 9억 7천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분양가보다 최고 7천만 원이 더 싼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것입니다.
하지만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중도금 대출에 높은 이율의 이자가 붙은 데다 대출 규제로 내년 입주 때 잔금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북구 부동산중개인(음성변조)]
"중도금 이자도 좀 더 많겠죠, 후불 이자가. 근데 그거는 알 수가 없어요. (이자 금액을) 안 가르쳐줘요. 뽑아달라고 해도 안 뽑아줘요."
거래가 뚝 끊긴 건 서울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인(음성변조)]
"10월, 11월 어쩌다가, 진짜 어쩌다가 하나씩 (매매 거래가) 돼요."
[서울 강동구 부동산중개인(음성변조)]
"뭐 대출이 안 나오니까, 8·8 대책 이후부터는 지금은 (매수자들이 계약을) 많이 망설이고 계시죠."
부동산 시장에 팔려고 내놓은 서울 아파트 매물은 어제 기준 9만 315건.
관련 통계가 작성된 3년 사이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지난달 경매 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 매물도 10년 사이 가장 많은 380건으로 전달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주현/지지옥션 선임연구원]
"금리가 매우 높기 때문에 그런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들이 경매 시장에 계속 넘어오고 있다라고 볼 수가 있고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낙찰이 안 되고 쌓여가는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반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번 주에는 하락 폭이 더 커졌습니다.
[권대중/서강대 부동산학과 교수]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서 대출을 옥죈다면 이런 현상은 아마도 연말을 지나서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은의 잇따른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DSR 3단계가 실시되는 등 대출 여건이 악화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 영상편집: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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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기자(78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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