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부턴 계엄이 선포된 그제 밤 상황을 시간대별로 하나씩 짚어보면서 군의 움직임과 계엄의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국방부 취재하는 차정승 기자 나왔습니다.
차 기자, 여전히 군이 움직이기 시작한 정확한 시점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거죠?
[기자]
네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대통령이 '계엄'이란 표현을 처음 사용한 게 밤 10시 28분, 계엄군이 국회에 도착한 게 11시 48분경입니다.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특전사 1공수여단, 남태령에 있는 수방사 특임단, 경기도 이천에 있는 707특임단으로 구성됐는데, 화곡동에선 차를 타고 여의도로 이동할 수 있지만, 경기도 이천에선 헬기를 타야 합니다. 그런데 707특임단의 경우 자체 헬기를 보유하지 않아 다른 부대에서 헬기를 불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낮 기준으로 서울까지 대략 30~40분이 걸리는데, 야간 비행은 안전을 이유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앵커]
시간을 아주 빠듯하게 썼다면 물리적으로 가능하긴 하겠는데, 선관위는 그보다 훨씬 빨랐잖아요
[기자]
네, 과천 선관위 청사에선 10시 30분부터 계엄군 10여 명이 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지 단 '2분'만이고,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11시 포고령'보단 더 빨랐습니다. 수방사 군사경찰대와 방첩사령부가 과천에 있긴 합니다만, 단 2분만에 개인 화기와 군장에 투시경까지 챙겨 출동하는 건 불가능하죠. 전문가들은 최소 명령 1시간 전엔 지시가 있었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국회보다 더 많은 병력이 선관위에 투입되다 보니까 여러 말들이 나오던데 '부정선거 의혹 수사' 때문이란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일부 유튜버들은 계엄의 진짜 목적이 국회가 아닌 선관위라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선관위는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가 어렵기 때문에, 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는 건데, 다만 앞서 보신 것처럼 당시 군 지휘부가 주로 집중했던 목표가 국회였던 건 분명해 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그렇게 단정할만한 근거는 분명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앵커]
그럼에도 이런 주장이 이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계엄 선포 직후 저희 취재진들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 "계엄의 진짜 이유가 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틀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이 대체 왜 계엄을 선택했냐'는 질문에 명료한 답변을 내놓은 사람은 없죠. 포고령을 보면 '파업 의료인 처단'이란 계엄과 직접 관련이 없는 조치까지 명시했는데,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핵심부가 줄곧 답답하게 여겼던 사안들을 이번 계엄을 계기로 처리를 시도한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시간이 갈수록 진짜 이유가 뭐였는지가 오히려 미궁에 빠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차 기자, 수고했습니다.
차정승 기자(jscha@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