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회의원 등 체포할 사람들의 명단을 불러준 것으로 알려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앵커 ▶
국회 정보위에 참석한 여인형 전 사령관은 명단은 기억나지 않고, 마음이 참담하다는 말만 했습니다.
제은효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조태용 국정원장을 마주치자 미소 지으며 인사하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직위해제된 여 전 사령관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참석했습니다.
친위 쿠데타의 핵심인물인 그가 계엄 선포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여 전 사령관은 모든 수사기관을 통제하고 정보를 독점하는 막강한 합동수사본부장이 될 예정이었습니다.
과거 12.12 군사반란 당시 전두환이 바로 합수본부장이었습니다.
그는 계엄 선포 이후 체포할 사람들의 명단을 홍장원 국정원 1차장에게 불러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원 (더불어민주당, 지난 6일)]
"그 체포대상자입니다. 홍 차장이 기억하는 순서입니다.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그런데 오늘 취재진을 만난 여 전 사령관은, 자신이 듣고 다시 열거했던 체포 대상이 누구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
"사실 명단도 나는 솔직히 정확히 기억도 안 나요. 지금 근데 이제 기억의 편린들이 이제 맞춰지는 거니까."
홍 차장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거냐는 질문에는, 수사 대상이라서 말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
"그 부분은 이제 수사 대상이라 말을 할 수 없어요. 아니 그거는 이제 수사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불리한 주장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참담한 심정'이란 것만 몇 번이고 강조했습니다.
왜 참담한 심정인지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
"진짜 저도 참담한 심정입니다. 이런 상황이 그다음에 국민들이랑 또 국민들께 그다음에 특히 제 부하들한테 정말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책임이 없다는 듯한 말만 반복했습니다.
[여인형/전 국군방첩사령관]
"군인들은 그냥 그 명령을 이렇게 따라야 된다고 강하게 생각을 해요. 위기 상황이니까 그게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내려온 명령이 맞나 틀리나 쉽지 않아요. 그걸 따지기가."
국회 정보위는 여 전 사령관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현안질의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의힘이 비공개를 주장하면서 결국 회의는 파행됐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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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은효 기자(jeny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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