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법 계엄을 군 방첩사령부는 미리 알고 준비한 것 아닌지 의심스러운 정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계엄 선포 닷새 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 4시간 넘게 독대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아주 이례적으로 중요 신고와 보고도 미룬 상태였습니다.
이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국방부는 계엄 선포 사흘 뒤인 지난 6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을 직무 정지했습니다.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을 추가로 직무 정지해 분리 파견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JTBC 취재 결과, 두 사람은 계엄 선포 닷새 전인 지난달 28일 4시간 넘게 독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에 계획돼 있던 대령 직책 신고를 참모장에게 넘기고 정 전 처장과 독대했습니다.
오전 10시 30분에 예정됐던 장성급 진급자 인사 관련 보고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독대를 마친 뒤인 이날 오후 3시쯤에야 보고를 다시 받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 전 사령관은 당초 25일 단행된 장성급 인사 결과에 대한 자체 정보수집·분석 결과를 보고 받을 계획이었습니다.
27일 초안 보고 뒤 여 전 사령관이 직접 수정을 요구하고 보고 시간을 잡은 건데도 갑자기 일정을 미뤘던 겁니다.
방첩사 관계자는 "사령관이 사실상 하루 종일 업무를 중단하고 정 전 처장과 독대한 것으로 중요 신고와 보고를 미룬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전 처장은 계엄 문건 작성 등 사전 모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방첩사령부 사령관과 1처장이 계엄을 앞두고 장시간 독대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계엄 당일 병력 동원 관련 논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김동준 / 영상디자인 송민지]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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