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내란 당일 밤, 국회에서 20km 넘게 떨어진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예종에선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당시 출입 통제가 이뤄진 대학은 문체부가 관리하는 단 두 곳의 대학뿐이었는데요.
학생들은 추위와 혼란 속에 갑자기 교문 밖으로 내쫓겼는데, 학교 측은 정부 지시를 따랐다는 설명입니다.
문다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11시 30분쯤.
한예종 교내에서 밤샘 과제를 하던 학생들에게 교직원들이 찾아와 학교에서 나가라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예종 교직원 - 학생 (지난 3일)]
"집으로 다 가시래요. 다 나가셔야돼요."
이유를 묻자 정부의 지시란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방세희/한예종 학생]
"문체부 산하 기관이기 때문에 다 나가야 된다. 모여 있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어요)"
자정을 넘긴 시각, 지하철역과 가장 가까운 문으로 가보니 '비상계엄이라 출입이 안 된다'는 안내문이 이미 붙어있었습니다.
[김선진/한예종 학생]
"막차도 거의 다 끊긴 시간에 갑자기 학생들을 내보내고…"
충남 부여에 있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심지우/전통문화대 학생회장]
"그냥 본청(국가유산청)에서 (지시가) 내려왔다라고만 말씀하시고 따로 설명은 없었어요."
정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국무조정실은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총리실 출입 통제"를 지시했다는 입장.
당시 정부 당직을 총괄하던 직원은 그러나, '모든 부처의 출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전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조실과 당직 직원의 말이 엇갈리는 가운데 문체부는 하위 기관들에 출입 통제 지시를 전파했고 한예종도 이에 따랐다는 설명입니다.
[김선진/한예종 학생]
"탄압에 맞서서 어떤 특정한 발언이나 입장을 내붙일 수 있는 것이 예술의 의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12월 3일 밤에 한예종은 그냥 정말 정치가 시키는 대로 한 애완견이었을 뿐이고…"
그래도 의문은 남습니다.
당시 국공립대를 포함해 교육부가 관리하는 다른 대학에선 출입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문체부 관리 아래 있는 한예종과 전통문화대, 이 두 대학에서만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김재원/조국혁신당 의원]
"엄혹한 계엄의 밤거리로 학생들을 내몰도록 해서 극도의 충격과 공포를 심어준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문화예술 단체들은 유인촌 문체부 장관이 친위 쿠데타에 적극 동조한 것 아니냐며 국수본에 고발했습니다.
MBC뉴스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전효석 / 영상편집: 김지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윤병순 전효석 / 영상편집: 김지윤
문다영 기자(zero@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