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런 한파에도 폐지를 주우러 나가야 하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 하루 평균 900번씩 허리를 굽혀가며 폐지를 줍고 있는데 한 병원과 지자체가 어르신들의 고통을 덜어줄 특별한 수레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송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70대 최모 씨는 하루에 900번씩 허리를 굽힙니다.
수레를 밀거나 당기는 동작은 220번 정도 반복합니다.
[최모 씨/서울 면목동 : 과일상자, 야채상자 이런 건 무겁고. {테이프라도 떼고 나왔으면…} 95% 정도는 다 그냥 던져놔 버려요.]
고물상에 가려면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로 폐지를 주워야 합니다.
[최모 씨/서울 면목동 : {리어카 무게가 상당하잖아요?} 이게 48㎏. {리어카만?} 예. 이거 1000원어치도 안 되죠. 500~600원 된다고 봐야죠.]
수레에 폐지를 가득 쌓으면 무게는 대략 107kg.
몸에 큰 무리가 갈 수 밖에 없습니다.
폐지 수집 노인이 가장 두려운 건 몸이 다쳐 생계가 끊기는 일입니다.
[최모 씨/서울 면목동 : (디스크) 3, 4번인가가 약간 문제는 있는데. (병원에서) 조심하면서 작업을 하라고…]
이 때문에 한 지자체와 산재병원이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허승무/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팀장 : 무거운 것도 들고, 밀고 하는 과정에서 허리 쪽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계십니다. 무릎이라든가, 발목. 이런 쪽과 관련된 근골격계 질환 증상이 좀 많이 있고요.]
무게는 가벼운 재질을 사용해 절반으로 줄였고, 손잡이는 높이를 조절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게 중심은 힘이 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중앙에 뒀고, 바퀴는 코너를 쉽게 돌 수 있게 크기를 1/4로 줄였습니다.
향후 경광등이나 브레이크 기능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지자체와 병원 측은 "곧 노인 스무 분에게 새 수레를 나눠드릴 것"이라며
빈곤의 굴레에 갇힌 노인들이 조금이나마 허리를 펼 수 있길 기대했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김대호 / 영상편집 김지우 배송희 / 영상디자인 신재훈]
송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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