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조지호 경찰청장은 비상계엄 당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받은 문건에 대해서도 진술했습니다.
A4용지에 국회와 민주당사, MBC, 그리고 여론조사 꽃 등이 시간대별로 적혀있었다고 했는데요.
어제 존재가 확인된 언론사 단전·단수 문건과 겹쳐놓고 보면, 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들을 노린 정황이 보다 명확해집니다.
김상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비상계엄 당일 저녁, 조지호 경찰청장이 삼청동 안가에서 김용현 전 국방장관으로부터 받은 종이에는 숫자와 기관명이 적혀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과 자신이 마주앉아 있고, 옆에는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앉았습니다.
조 청장은 "첫 번째 줄에는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그리고 아래로 시간대별로 기관 이름이 쭉 적혀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자신은 "'22시에 국회, 23시에 민주당사를 접수한다'는 뜻으로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전체 10곳 넘는 기관이 등장했는데, 자신은 더 기억나지 않고 "나중에 공관에서 문건을 본 아내가 'MBC와 여론조사 꽃도 있었다'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A4용지 1장이었고, 내용은 4분의 3 정도만 들어있던 것으로 기억했습니다.
이 문건은 어제 헌법재판소에서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된 '단전·단수' 문건과 맥락이 닿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민/전 행정안전부 장관(어제)]
"종이쪽지 몇 개를 좀 멀리서 본 게 있습니다. 소방청, 단전, 단수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전 장관이 봤다는 '소방청장' 문건에도 'MBC와 한겨레, 여론조사 꽃'이 등장합니다.
앞서 검찰은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24:00경 MBC·JTBC·한겨레·경향신문·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보여줬다'고 윤 대통령 공소장에 적었습니다.
국회와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에는 계엄군이 실제로 투입됐거나, 투입 시도도 확인됐습니다.
조 청장의 검찰 진술과 이 전 장관의 헌재 증언을 종합해보면, 계엄군이 특정 언론사를 노린 계획을 세운 정황이 뚜렷해진 겁니다.
비상입법기구 예산을 마련하라는 내용의 최상목 문건 등 위헌, 위법성이 뚜렷한 비상계엄문건의 실체가 속속 확인되고 있는 상황.
[김용현/전 국방부장관 (지난달 23일)]
"기재부 장관뿐만이 아니고 외교부 장관도 있었고, 또 경찰청장, 또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도 있었고…"
김 전 장관은 자신이 문건들을 작성했다면서 "대통령 지시로 부처별 협조 사항을 담았다"고 했습니다.
이 문건들이 놓여져 있던 곳에도, 그리고 전달될 때에도 윤 대통령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편집 :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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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임혜민
김상훈 기자(s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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