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속하게도 경북 지역에 큰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산불은 역대 가장 빠른 속도, 시속 약 8km로 번지며 벌써 서울의 절반 넘는 면적을 태웠습니다. 사망자도 27명까지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나마도 내일(28일) 오후부터는 다시 공기가 건조해질 것으로 예보돼 찔끔이라도 비가 내린 오늘부터 내일 새벽까지가 괴물 같은 산불의 기세를 꺾을 '골든 타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첫 소식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세상이 온통 벌겋게 변했습니다.
눈앞에 있는 모든 게 다 타고 있습니다.
[가스통이 있어서 그렇다니까.]
얼른 벗어나야 하지만 대피행렬로 도로는 꽉 막혔습니다.
급하게 바다 위 방파제로 몸을 피했습니다.
내 집이, 내 마을이 타고 있는 걸 바다 위에서 그냥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날이 밝아 다시 찾아가 보니 동네가 시커멓게 변했습니다.
의성 산불이 닿은 마지막 도시 경북 영덕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처 불을 피하지 못하거나, 피하던 도중에 주민 8명이 숨졌습니다.
오늘 오전엔 산불진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진화대원 1명이 차량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의성과 영덕 사이에 있는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도 상하행선 휴게소 두 곳이 모두 뼈대만 남기고 불에 탔습니다.
이 모든 게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입니다.
토요일 시작된 의성산불은 처음 사흘 동안엔 잠잠했습니다.
나흘째인 화요일 오후, 최대 초속 27m 강풍을 만난 불이 영덕까지 반나절 만에 확산됐습니다.
시속 8.2km로 번졌는데 관측 이래 가장 빠른 속도였습니다.
[원명수/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 : 영덕군까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많은 비화가 발생이 되었고요.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산림청도 영덕까지 번질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원명수/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 : 저희는 영덕 쪽 이전, 그쪽까지 예측이 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요. 전체로 이렇게 확산이 될 줄은 미처…]
정부는 영덕을 비롯한 안동과 청송, 영양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 선포했습니다.
[영상취재 이인수 이완근 조선옥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황수비]
윤두열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댓글 블라인드 기능으로 악성댓글을 가려보세요!